강경화의 솔직 발언 "남편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

입력 2020.10.07 17:18수정 2020.10.07 18:27
이 시국 남편 미국 요트 쇼핑 논란에 고개 숙인 외교부 장관
강경화의 솔직 발언 "남편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김정근 기자,정윤미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배우자의 미국행을 왜 만류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배우자의 해외여행이 오래전부터 계획됐던 것이라면, 상황을 고려해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개인사이기에 말씀드리기 뭐합니다만, 제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질문을 받고 잠시 머뭇거리던 강 장관이 이 같은 대답을 내놓자 회의장에서는 일순간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강 장관은 '고위공직자는 불법 이전에 도덕적 측면에서 우위에 서야 한다. 때로는 일반 국민보다 더 불편 느껴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 의원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강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 국정감사를 시작하면서도 "국민들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제 남편이 해외로 출국한 것에 대해 경위를 떠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강 장관은 "외교부가 특별여행주의보를 몇 달째 발령하고 있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불편 없이 여행할 수 있게 여행길을 열어두려고 굉장히 애를 많이 썼다"며 "대구·경북 지역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할 때도 닫힐 뻔한 미국 여행길을 열어 놓느라 애를 썼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행객이 줄었지만 아직도 매달 1만5000~1만6000명씩 미국에 가고 있고, 그렇게 가시는 것을 보고 그때 문을 열어놓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국민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위축된 상황에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현지에서 요트를 구입하고 여행하기 위해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교수가 미국 현지에서 구매하려고 하는 요트는 2억 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의 출국 사실이 알려지자 외교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상황에서 주무부처 장관의 배우자가 여행을 목적으로 출국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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