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집회 신고 100건 중 96건은 '이것'

입력 2020.10.03 06:01수정 2020.10.03 10:02
유령집회에 과태료 부과
최근 5년간 집회 신고 100건 중 96건은 '이것'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8.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집회를 신고만 한 뒤 실제로 개최하지 않는 일명 '유령집회'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신고된 집회 대부분이 실제 개최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6년~2020년 8월)간 신고된 집회 840만6204건 중 실제 개최된 집회는 30만2288건으로 개최율이 3.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매년 신고된 집회는 2016년 108만5976건, 2017년 110만1413건, 2018년 151만7104건, 2019년 274만1215건, 2020년 8월까지 196만496건이다.

이중 실제로 개최된 집회는 2016년 4만5755건, 2017년 4만3017건, 2018년 6만8262건, 2019년 9만5255건, 2020년 8월까지 4만9999건이다. 100번의 집회 신고가 있었다면 96건은 열리지 않은 셈이다.

앞서 집회를 신고만 하고 개최하지 않는 이런 유령집회는 일부 단체에서 다른 단체의 집회를 막기 위해 장소를 선점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돼왔다. 현행법상 시간과 장소가 중복되는 2개 이상의 집회가 신고될 경우 먼저 신청한 쪽이 집회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기업에서는 자신들의 회사에 대한 비방의 목소리를 내는 단체나 개인이 회사 근처에서 집회·시위를 할 수 없도록 일년 내내 집회·신고를 내 비판을 받기도 해다.

또 집회가 열리지 않더라도 경찰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집회 신고 장소에 정보·경비 분야 인력을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유령집회로 경찰력이 낭비된다는 지적도 계속해 제기됐다.


이에 지난 2016년 2월부터 다른 사람이나 단체의 집회를 못 하게 하려고 경찰에 신고만 해놓고 특별한 이유 없이 집회를 열지 않은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일명 유령집회 금지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이런 법 개정에도 계속해 유령집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양 의원은 "집회의 자유는 매우 중요한데 유령집회가 타인의 집회 자유를 침해하는 등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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