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이래로 4년째 100억대 적자인 전철

입력 2020.09.23 15:06수정 2020.09.23 16:46
수요 부족에 승객의 30%가 무임승차인 상황..
개통 이래로 4년째 100억대 적자인 전철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에서 우이신설선 열차가 움직이고 있다.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서울 1호 경전철 민자사업인 우이신설경전철(우이신설선)이 개통 4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수요 부족으로 운행 수익이 적은데다 승객의 30%가 무임승차인 상황에서 당장은 요금 인상 가능성도 낮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서울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우이신설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이신설선은 2017년 9월 개통 이후 4년 동안 흑자를 내지 못했다.

우이신설선은 2017년 102억원의 영업수지 적자를 기록했고 2018년에는 192억6000만원, 2019년에는 152억40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8월까지 8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이신설선 적자의 근본 원인은 예상보다 적은 승객수다. 이 노선은 당초 하루 13만명이 이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으나 실제 수요는 하루 7만명대다. 연도별 승객수는 2017년 821만명, 2018년 2563만명, 2019년 2731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8월까지 1419만명의 승객을 태웠다. 2018~2019년보다 약 30%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을 감안하면 빠른 시일 내에 승객 규모가 회복될 가능성도 낮다.

기대보다 적은 승객 중에서도 65세 이상 노인 등 돈을 내지 않는 공짜 탑승자 비율이 높다. 우이신설선 개통 이래 무임승차 비율은 2017년 28.9%, 2018년 29.4%, 2019년 31.0%, 올해 30.9%로 꾸준히 3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 무임승차 비율 평균 15%의 2배에 달한다.

우이신설선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을 잇는 길이 11.4km의 경전철이다. 운영사는 우이신설경전철㈜로 포스코건설이 1대 주주이고 대우건설, 두산건설, 한진중공업, 현대로템 등도 출자했다.

운영 방식은 민간사업자가 건설한 뒤 소유권을 서울시에 넘기고 대신 30년간 운영하며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자투자사업(BTO)' 형태다. 운영기간 발생한 손해를 서울시가 보전하지 않기 때문에 적자가 누적되면 타격이 크다.


현 상태로는 우이신설선이 2012년 개통 후 경영 악화로 2017년 파산했던 의정부 경전철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산이 현실화될 경우 서울시는 사업권을 인수해 운영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사업자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승객은 앞으로도 코로나19로 많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운임도 지금 인상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 같다"며 "시민 불편이 있어선 안 되기 때문에 운행유지를 계속 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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