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1) 남궁형진 기자 = "목요일쯤부터 명절 장사가 시작될 것 같은데 지금 상황에서는 기대를 전혀 안 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올라 명절 장보기가 겁나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긴 장마 등으로 채솟값 등이 폭등하면서 추석을 앞둔 전통시장 상인과 손님 모두 한숨을 내쉬고 있다.
22일 오후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
청주는 물론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에는 평일 오후에도 적지 않은 시민이 찾아오지만 이날은 활기찬 모습과는 거리를 보였다.
상인들이 지나가는 손님들을 불렀지만 외면당했고 관심을 보인 시민도 가격을 확인한 뒤 혀를 내두르며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상인 A씨(53)는 "경기는 늘 안 좋았고 항상 예년보다 못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은 정말 다르다"며 "그나마 오는 손님들도 가격을 물어본 뒤 발길을 돌리기 일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비대면 명절을 보내자는 말도 나오다 보니 기대를 접었다"고 말했다.
폭등한 채솟값은 상인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채소 상인 B씨(40)는 "평균적으로 작년 추석보다 채솟값이 20~30% 올랐고 두 배 이상 오른 품목도 있다"며 "그마나 최근 비가 오지 않아 가격이나 질적인 면에서 조금 나아졌지 이달 초까지 가격도 비쌌고 질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상인)도 물건을 떼와 몇백원 이익을 붙여 팔고 있다"며 "현재 가격보다 가격이 더 오르면 아예 물건을 사 올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씨(60·여)는 "장마 이후 물가가 떨어질 줄 모르고 과일과 채소 가격도 크게 올랐다"며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물가는 오를 것 같은데 제사를 안 지낼 수는 없고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16일 기준 발표한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전통시장 23만9205원, 대형유통업체 34만174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통시장은 5.1%, 대형유통업체는 10.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