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잡아먹던 악어가 득실득실..길치 고래의 운명

입력 2020.09.22 08:21수정 2020.09.23 08:24
몸길이 5m, 무게 1000kg에 달하는 바다악어를 맞닥뜨리는데..
일본군 잡아먹던 악어가 득실득실..길치 고래의 운명
악어강에 잘못 들어온 혹등 고래. (호주 북부 카카두 국립공원) © 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바다악어가 득실거리는 강에 잘못 들어온 고래 한 마리가 2주간 갇혀 있다 구사일생으로 탈출에 성공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 혹등 고래는 지난 2일 호주 북부 카카두 국립공원 내 이스트 알리게이터 강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 강은 이름대로 포악한 바다악어가 득실대는 곳이다.

고래는 세 마리가 강 하류로 들어왔다가 두 마리는 곧 바다로 빠져나갔으나 마지막 한 마리는 강 30㎞ 안까지 깊숙이 들어왔고, 바다로 나갈 길을 찾지 못해 계속 강에 머물렀다.

카카두 국립공원 측은 지난주 성명을 내고 "고래가 이동하던 중 잠시 길을 헷갈려 좌초된 것으로 보인다"며 "악어 강에서 고래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원 측은 "고래가 악어 외에도 사람들이 탄 보트와 충돌하는 등 많은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다행히 고래는 무사히 강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몸 길이가 5m를 넘고 무게가 1000kg에 달하는 바다악어는 현존하는 파충류 가장 크고 힘이 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차 대전 때 인근 뉴기니 등지에서 일본군을 잡아먹은 것으로 잘 알려진 최상위 포식자다.

국립공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고래가 악어 강을 벗어나 바다로 가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면서 "고래는 이번 주말 만조 때 강을 빠져나갔으며 상태가 양호하다. 악어로부터 아무 공격도 받지 않아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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