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1위' 영광에 내준 해남군이 내놓은 정책

입력 2020.09.16 10:34수정 2020.09.16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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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1위' 영광에 내준 해남군이 내놓은 정책
2019년 7년연속 합계출산율 전국 1위를 차지한 해남군이 해남읍에서 지역주민들과 유모차 행진을 벌였다.(해남군 제공)2019.11.9 /뉴스1

(해남=뉴스1) 박진규 기자 = 전국 합계출산율 7년 연속 1위 자리를 빼앗긴 전남 해남군이 대학 학자금지원 확대정책으로 1위 탈환에 나섰다.

하지만 열악한 자치단체 재원을 감안하면 인구늘리기를 위한 과도한 지원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남군은 다자녀 가정의 대학교 학자금 지원대상을 셋째 이상인 자녀로 확대한다고 16일 밝혔다.

군은 기존 넷째 이상 자녀부터 지원하던 대학교 학자금을 셋째 이상인 자녀까지로 확대하기로 하고 지난 8월 해남군 다자녀가정 지원 조례를 개정, 올 하반기부터 지원을 시작했다.

학자금 지원 대상은 군에 3년 이상 거주하고 3명 이상의 자녀를 양육하는 가구로, 대학교에 재학 중인 셋째 이상 자녀부터 학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학기당 최대 150만원씩 최대 8학기까지 학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국가기관 및 타 기관으로부터 학자금을 지원받으면 150만원 한도 내에서 차액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은 연간 1억5000만원으로 예상된다.

군의 학자금 지원 확대는 합계출산율 1위 탈환을 위한 '당근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합계출산율 순위에서는 7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해남군을 제치고 영광군이 1위로 올라섰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영광군은 2019년 합계출산율 2.54명을 기록하며 전국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해남군은 합계출산율이 1.89명으로 지난해와 변동이 없었다.

영광군이 압도적인 출산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부터 대폭 늘어난 결혼·출산 지원책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광군은 결혼장려금 500만원에 신생아 양육비로 첫째는 500만원, 둘째는 1200만원, 셋째부터 다섯째까지는 3000만원을 지원한다. 그 이상 출산 가정에는 최고 3500만원까지 지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해남군이 출산 장려를 위해 첫째 아이 300만원,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 이상은 720만원의 신생아 양육비를 지원하는 것에 비해 훨씬 많은 지원금을 지급함으로써 함계출산율 1위에 오르는데 기여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출산 장려정책이 인구증가로 이어지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2020년 8월 기준 영광군의 인구는 5만 3365명, 해남군은 6만927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른바 일정기간 지원금만 받고 이주하는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복지시설 확충, 교육환경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이 요구된다.

해남군 인구정책 담당자는 "전국적으로 출산율이 줄어든 상황에서 마이너스 출산시대에 출산율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이제는 청년이나 보육지원 정책을 통해 기존 인구를 지키면서 청년 귀농 등을 통해 도시인구를 유입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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