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에서 4살 남자 아동이 납치됐다가 주민들의 협조로 40여분 만에 돌아오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중국에선 매년 수많은 아동이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상하이TV뉴스 종합채널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8시께 산둥성 지난시의 위란화원 건물 주변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했다.
위란화원 단지의 폐쇄회로(CC)TV에 수상한 행동을 하는 여성의 모습이 포착된 것은 거의 같은 시간이다. 마스크를 낀 여성이 아이 한 명을 앞으로 안고 건물 안으로 황급히 들어가는 장면이 CCTV에 담겼다.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건물 출입문 경비원은 CCTV 감시 제어실로 달려가 해당 동영상을 캡쳐한 뒤 곧바로 모든 현장 근무자들에게 보내면서 예의 주시할 것을 요청했다.
건물관리 서비스센터도 즉시 각 경비 지점에 직원들을 배치했으며 건물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했다. 또 주변 상인 업주들에게도 캡쳐 사진을 전송해 이 여성과 아동을 찾는데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역 주민과 상인, 관리센터는 신속하게 움직였고 일부는 건물에 진출입하는 모든 차량의 트렁크와 뒷좌석을 열어보기도 했다.
결국 CCTV를 통해 4살 남아를 안고 갔던 여성이 9층 301호에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을 대동해 급습, 이 여성을 붙잡고 아이도 무사히 되찾았다.
아직까지 이 여성이 4살 남아를 데려간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 여성을 여전히 구금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이 알려진 뒤 네티즌들은 40여분 만에 아이를 구해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해당 여성에겐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4살 남아가 향후 사람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일부는 평소 이런 상황이 될 경우 주변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선 매년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의 아동이 실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엔 산둥성 칭다오시 지모구에서 2002년 실종된 10세 남자 아이의 살해 용의자가 18년 만에 검거됐다. 이 용의자는 피해 부부의 사촌이다. 해당 부부는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중국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끝내 찾지 못했었다.
또 지난해 1월 허난성에선 청각 장애가 있는 아동을 장난감으로 유혹해 데려가려던 용의자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됐으며 2018년 4월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에선 ‘누군가 아이에게 100위안을 주면서 차에 태운 뒤 납치해 장기를 떼어갔다’는 소문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전파되기도 했다. 당시 중국 류저우시 사이버경찰은 조사결과,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허위 정보라고 일축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