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가 약 3개월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6·17, 7·10 부동산대책의 영향이 본격화하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뜨거웠던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수세가 빠르게 식는 모습이다.
10일 KB국민은행 부동산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101.5) 대비 5.3포인트(p) 하락해 96.2를 기록했다.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둘째 주(98.7) 이후 13주 만이다.
매수우위지수는 KB가 서울 지역 협력 부동산중개업체 9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다.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6월부터 과열이 재점화돼 6월 셋째 주 매수우위지수가 133.5를 기록, 100을 넘어선 뒤 7·10 대책 직전 154.4(7월6일)까지 치솟아 매수세가 몰리며 과열이 심화했다. 그러나 7·10 대책을 기점으로 매수세가 꺾여, 9주 연속 매수우위지수가 감소세를 지속해 결국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KB 측은 지난달부터 부동산 관계 법령 통과로 규제 영향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데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까지 겹쳐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수세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별로는 강북(14개 구) 지역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99.3) 먼저 기준선이 붕괴된 뒤 이번 주 95.4로 추가 하락했다. 지난주 103.4였던 강남(11개 구)는 이번 주 97.0을 기록해 6월 첫 주(76.7) 이후 14주 만에 기준선 밑으로 내려왔다. 한편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72.5를 기록했다.
KB 부동산 관계자는 "중개업소 조사 결과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줄기 시작해 코로나19 재확산이 심화하면서 강남·북의 전반적인 매수 문의가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견고하던 매수심리가 본격적으로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집값 하방압력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이번 주(7일 기준) 0.01%를 기록, 3주째 보합 수준에 머물면서 변곡점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감정원 역시 현 시장 상황에 대해 7·10 부동산대책 영향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로 매수세가 감소하고 관망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KB 관계자는 "매수우위지수는 주택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인 지수로 기준선이 무너졌다는 것은 유의미한 변화로 볼 수 있다"며 "매수세가 꺾였기 때문에 집값도 몇 주 내에 보합 또는 마이너스(-)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