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인터넷방송 여성 BJ에게 선물 공세를 하다 돈을 탕진하자 30대 여성을 강도살해한 20대가 검찰에 송치됐다.
10일 강도살해, 시신은닉 미수, 신용카드 부정사용,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는 A씨(28)가 검찰로 이송되기 전 제주동부경찰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12시58분쯤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포토라인에 선 A씨는 남색 상의에 회색 반바지를 입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A씨는 '왜 범행을 저질렀나'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범행 대상을 약한 여성과 취객으로 물색했는데 그 이유는 뭐냐'는 질문에는 침묵했다.
'유가족에게 하실 말씀 없느냐'의 질문에는 다시 "죄송하다"고 했다.
A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현장에 있던 유족들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8월 30일 오후 6시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제주민속오일장 후문과 제주국제공항 사이 이면도로 옆 밭에서 B씨(39·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초 강도질을 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인터넷방송 여성 BJ에게 선물 공세를 하느라 돈을 탕진하고, 빚에 허덕이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8개월 전부터 인터넷 방송에 빠져 매일 여러 명의 여성 BJ와 대화를 하고 더 많은 관심을 끌기 위해 10만원부터 최대 200만원의 고가의 선물을 해왔다.
결국 재산을 모두 탕진한 그는 살고 있던 원룸에서도 월세가 밀려 범행 이틀 전 주인 몰래 도망쳐 탑차에서 숙식하며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2년 전 인터넷에서 구입한 흉기를 가지고 다니며 취객이나 여성을 상대로 위협해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대상을 물색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는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 없이 오직 돈만을 노리는 심리상태로, 검거되지 않았다면 추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며 “생계 유지 때문이 아닌 미리 계획한 흉악한 범죄로 보고 있으며 이는 특정강력범죄에 해당해 가중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