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온다예 기자 =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진모씨(3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한 이후 아파트 비상계단 오르기 운동을 한다.
실내 운동시설은 집합금지 조치로 문을 닫은 데다가 사람이 없는 장소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아파트 계단을 운동장소로 고르게 됐다.
진씨는 "15층까지 6차례 정도 오르내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땀이 뻘뻘 난다. 비상계단에는 사람들의 왕래도 없다"며 "운동도 되고 감염 우려도 적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말했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계단 오르기, 홈트레이닝 등 저마다 색다른 운동법을 찾아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시행하면서 헬스장,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실내체육시설에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이같은 조치는 오는 13일까지 이어진다.
헬스장에 출근 도장을 찍었던 직장인 강모씨(25)는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이 결정되면서 홈트레이닝을 시작했다. 헬스장 운동기구를 사용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지만 운동을 아예 안하는 것보단 낫다는 판단에서다.
강씨는 "이전에 헬스 트레이너한테 수건이랑 의자를 활용한 운동법을 배웠는데 기억을 되살려서 집에서 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하긴 해야했고 아쉬운 대로 집에서라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모씨(28)는 집에서 운동하기 위해 난생처음 운동용 매트와 덤벨을 구입했다. 이씨는 "거리두기 2.5단계 시작 직후 인터넷으로 덤벨을 구매했는데 2주 후에나 도착한다고 하더라"며 "홈트레이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집에서 운동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집'과 '헬스장'을 조합한 '집스장'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집에 각종 운동기구를 배치하거나 홈트레이닝을 하면서 집을 마치 헬스장처럼 이용한다는 뜻이다.
홈트레이닝 인기에 힘입어 관련 용품 판매량도 지난 여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 따르면 7월16일부터 8월25일까지 러닝머신·스테퍼 등 헬스기구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훌라후프·푸시업바 등 헬스용품은 42%. 요가·필라테스 용품도 23% 판매가 늘었다.
집 말고 야외에서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등 운동을 하는 시민들도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등산로나 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활용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산스장'(산+헬스장)', '공스장'(공원+헬스장) 등 새로운 단어가 속속 생겨나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산스장'과 '공스장'을 이용한다는 후기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산스장'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3000여개의 글이 올라온다. 한 이용자는 "헬스장이 다 닫아서 산속 '산스장'을 찾았다. 산도 오르고 웨이트 운동기구도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적었다.
공원에서 운동을 한다는 또 다른 이용자는 "집보다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이 지루하지도 않고 운동효과도 더 좋은 듯 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실내보다는 공기 순환이 잘되는 실외가 비교적 감염 우려는 떨어지지만 방심해서 안된다고 조언한다. 야외에서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으면 감염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방역수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서울시는 야외 공원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최근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이달 13일까지 매일 오후 2시부터 일부 한강공원의 출입을 통제하고 다른 공원들도 정자, 쉼터와 야외운동기구 등 시설물을 임시 폐쇄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실내 시설이 아니더라도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으면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권장·권고하고 있다"며 "실외여도 거리두기를 지키기 않으면 마스크 착용 안 한 상태에서 비말이 전파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