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선' 다음 태풍 이제 없을까? "가을태풍, 1~2개 더.."

입력 2020.09.08 14:35수정 2020.09.08 21:51
이제 그만좀 와라
'하이선' 다음 태풍 이제 없을까? "가을태풍, 1~2개 더.."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한라산에 1000mm 이상의 비가 내린 후인 지난 5일 백록담이 만수위를 기록하고 있다.(한라산국립공원 제공)2020.9.8/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제10호 태풍이자 올해 첫 가을태풍인 '하이선'(Haishen)이 소멸된 가운데 후속 태풍에 대한 관심이 높다.

태풍 하이선은 7일 오전 9시 울산 해안에 상륙해 오후 1시30분 강원 강릉 인근 해상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4시간30여분 동안 우리나라 육상에 머물렀다. 이후 같은날 오후 9시 태풍은 북한 함흥 동북동쪽 100㎞ 부근 육상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소멸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30분 기준 태풍 하이선으로 실종 2명, 부상 5명 등 총 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강원 삼척시에서 40대 남성이 배수로에 빠져 실종됐고, 경북 울진에서는 트랙터를 몰던 60대 주민이 하천에 휩쓸렸다.

큰 피해를 입힌 태풍이 우리나라를 빠져나간 이후 추가적인 가을태풍(9월~11월 발생 태풍)이 몇개나 발생하고 우리나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상청 태풍 발생통계에 따르면 1951년부터 현재까지 가을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했던 해는 1964년으로 17개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두번째로 많은 16개의 가을태풍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3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는 아직 후속 태풍으로 성장할 만한 열대 저압부는 없는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은 상승하는 힘이기 때문에 아래로 누르는 힘인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발생한다. 또한 해수면의 온도가 30도 이상 높을 때 태풍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필리핀이나 대만 부근 해양이 해당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다만 소용돌이 같은 태풍의 징후는 포착되지 않아 가까운 시일 내에는 태풍 발생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풍이 형성될 조건이 갖춰진 만큼, 기상청은 추가 태풍 가능성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상청은 올해 추가적으로 발생할 태풍 가운데 1~2개 정도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며 "고기압의 수축·확장 패턴과 기타 통계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발생할 태풍 가운데 1~2개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확률이 있다"고 밝혔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이 시기에 보통 일본 남쪽까지 수축했다가 대한해협까지 확장하는 패턴을 반복하는데, 수축 시기에는 태풍이 일본 남쪽으로 지나가고, 확장 시기에는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올 수 있다는 의미다.

태풍의 발생 가능성만큼이나 예상되는 이동 경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제8호 바비, 9호 마이삭, 10호 하이선까지 올해 태풍의 이동경로가 한반도 부근에서 비교적 북쪽으로 곧게 난 편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태풍이 올라오다 북동쪽 방향으로 휘어 일본이나 동해 방향으로 빠지는 통상적인 양상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서쪽의 신선한 공기가 동쪽으로 지나는 편이고, 태풍도 그 공기를 타고 동쪽으로 휜다"며 "이번에는 그 공기가 동쪽으로 오지 않고 중국 남쪽으로 내려가는 경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쪽에 북태평양고기압이 평소보다 위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서쪽에는 북→남 방향의 공기 흐름이 자리잡고 동쪽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있어 태풍이 그 사이에 끼어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다만 다음 태풍도 같은 경로로 이동할지에 대해서는 "발생 당시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 배치를 봐야 하는데, 기압 배치는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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