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술에 취해 흉기를 들고 시비를 걸던 남성을 계단참(층간 중간의 넓은 공간)에서 발로 차 결국 숨지게 한 30대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37)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25일 저녁 수원시 한 고시텔 건물 5층 계단에서 B씨(46)를 발로 차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사건은 피해자인 B씨의 시비로 인해 시작됐다.
B씨는 당시 해당 건물 옥상에서 건물로 들어오다 옥상 출입문 안쪽에서 담배를 피우던 A씨와 눈이 마주치자 "왜 쳐다보냐"며 시비를 걸었다.
A씨와 함께 있던 지인이 B씨를 제지해 내려보냈으나 B씨는 5층 자신의 방에서 흉기를 가지고 올라와 "죽이겠다"며 위협했다. B씨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다.
A씨 지인이 B씨를 말리기 위해 흉기를 든 팔을 붙잡자 A씨가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차례 때렸고, 지인이 양쪽 모두를 제지하며 B씨를 계단으로 데려가자 또 다시 발길질을 했다.
발에 차인 B씨는 계단참 벽쪽으로 밀렸고, 등과 머리 부분을 벽에 부딪혀 크게 다쳤다.
폭행 당시 A씨 지인이 'STOP'이라고 외쳤지만 A씨는 이를 듣지 않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약 1시간만에 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벽을 등지고 계단참에 서 있던 피해자를 발로 찼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흉기를 들고 다가온 피해자를 대응하는 과정에 폭력을 행사한 경위 등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점, 초범인 점, 합의한 점,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