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최현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처음 맞는 추석 명절을 두고 전문가들은 "인구 대이동은 위험천만하다"며 "안 가는 것이 효도"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20일째 세 자릿수 신규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향후 1~2주가 관건이라며 섣부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하향 설정은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일 "추석 연휴 기간에 이동은 여러 가지 안전 조치, 특히 일상을 보장하는 것에 앞서 방역을 전제하는 것을 토대로 일상을 최대한 보장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대책을 균형 있게 논의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추석을 한 달 앞둔 시민들 역시 혼란에 빠져 있다.
벌초 등 추석 사전 행사를 앞두고 대행업체 문의가 폭증하는가 하편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마스크, 손세정제' 선물 예약도 줄을 잇고 있다. 일각에선 추석 연휴 기간 이동을 제한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추석이 한 달쯤 남은 상황에서 그 이전의 확산세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재욱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추석 전 1~2주 전이 중요하다. 그 기간 신규확진자 수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 통제가 되는지, 감소하는 추세인지 이런 것들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소세라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내릴 텐데 그에 따라 또다시 확진자가 늘 수도 있는 상황이 온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방역당국이 최대한 추석 명절을 시민들에게 보장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그에 앞선 확산세 안정과 정확한 가이드라인(지침)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악의 경우 도시의 젊은이들이 고령층이자 고위험군인 부모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며 "그런 경우 그간 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확산세가 적었던 농촌에도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과연 고향에 가는 것이 효도인지, 가지 않고 비대면(언택트) 추석을 보내는 것이 효도인지 잘 숙고해봐야 할 때"라며 "현재로선 인구 대이동은 위험천만이다. 안 갈 수 있으면 안 가는 것이 효도"라고 경고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이동하다 보면 (감염자가) 섞이니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이동을 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수천년간 내려온 전통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는 법"이라며 "그 대신 현재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 관리가 가능한지 등을 방역당국이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
일각에선 줄곧 주장하던 거리두기 3단계가 이어지지 않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단계를 선택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추석 이동 제한까지는 안 갔으면 한다"며 "추석 이후엔 수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