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8일째 세 자릿수를 이어가고 2주간 일평균 확진자도 300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급속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긴급재난지원금 2차 지급이 여권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데, 1차 때처럼 전 국민이 아닌 소득 하위 70%를 선별해도 10조원, 소득 하위 50%를 골라내도 6조원 정도의 예산이 들 전망이다.
31일 여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대표가 지난 29일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언급한 추석 민생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당정청 회의를 연다.
재난지원금 2차 지급을 주장 중인 이 대표는 지난 연설 당시 "기존 방식을 넘는 추석 민생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9월 말인 추석 명절 이전에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론자다. 앞서 이 대표는 "재난지원금은 더 급한 분들에게 더 빨리, 더 많이 도움을 드리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2주간 일평균 확진 300명 넘어…야당도 "2차 지급"
이처럼 정치권에서 2차 재난지원이 급물살을 타는 것은 국내 일일 확진자 평균이 최근 2주간 300.86명(17~30일)으로, 300명을 넘어선 상황과 연관돼 있다.
직전 2주간 일일 신규 확진은 약 35명에 불과했다. 14일 만에 확산세가 8.7배나 불어난 것이다.
이에 정부는 확산세를 꺾고자 전날부터 9월 6일까지 8일 동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2.5단계)를 실시하기로 했다.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취약계층 노동자 등 피해는 불가피하다.
4차 추경 편성과 2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은 야당에서도 주장하는 내용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6일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지금은 재정건전성을 얘기할 시기가 아니"라면서 "생계대책은 정부가 해줘야 한다. (2차 재난지원금은) 선별지급이 옳다"고 말했다.
◇'전국민' 1차 땐 14조 들었다…'선별' 50%면 7조원
이번에도 문제는 '재원'이다. 올봄 가구당 40만~100만원을 지급한 전 국민 1차 재난지원금 예산은 14조3000억원이었다.
이낙연 대표의 주장처럼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계층으로 줄여서 예산을 절약한다 해도, 여전히 수조원대 재정 부담이 예상된다.
정부는 앞서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로 설정하고 가구당 40만~100만원을 지급한다는 전제 아래, 총 예산 9조7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계획을 국회에 보고했다.
이를 소득 하위 50% 가구로 좁히거나 지급 금액을 반절 깎아도, 1차 지급 때의 절반인 6조~7조원의 예산은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일 여권 내 대표적 전 국민 지급론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주장처럼 지원금을 국민 1인당 지급할 경우, 20만원씩이면 10조원, 30만원씩이면 15조원 이상이 들게 된다.
◇재난지원금, 전부 국채 찍어야…"전국민 지급 어려워"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2차 지원금을 편성한다면 1차 때처럼 전 국민 대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2차 재난지원금은 1차 재난지원금과 같은 형태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홍 부총리는 "2차 재난지원금을 준다면 정부로서는 어려운 계층에게 맞춤형으로 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지원금을 주게 되면 100% 국채 발행에 의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올들어 60조원에 달하는 3차례 추경을 편성하면서 기존 예산 구조조정을 10조원 이상 단행했다. 따라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서는 국채 발행만이 답이며, 결국 소요 예산은 전부 국가채무로 쌓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