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무릎 사과' 역효과? 상승세 탔던 통합당 지지율이..

입력 2020.08.27 12:53수정 2020.08.27 13:05
민주당과의 격차 11.0%
5·18 '무릎 사과' 역효과? 상승세 탔던 통합당 지지율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0.8.2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유새슬 기자 = 상승세를 탔던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다시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극우와의 절연'에 따른 일부 지지층 이탈과 코로나19 바이러스 2차 확산으로 정부여당에 힘을 몰아주자는 여론이 동시에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정당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통합당은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30.3%대로 내려앉았다. 민주당과의 격차는 11.0%로 7주 만에 두 자릿수 차이를 보였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통합당 지지율 하락의 주된 원인은 코로나19가 재확산 하자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민주당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통합당 출신인 차명진 전 의원 등을 연결지어 '통합당=극우'라며 공격한 것도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정부·여당을 밀어주려는 분위기가 있다"며 "전광훈 효과도 상당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사태 초기에 민주당이 프레임을 걸었고, 그 상태에서도 통합당이 우물쭈물해 영향을 미쳤다. 대통령도 민주당도 적극적인 동시에 공격적"이라고 했다.

8·15 광복절 집회 전 선 긋을 못한 다소 모호한 통합당의 태도가 논란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지율 정체를 겪던 민주당이 극우 논란을 적극 활용, 여론전에 돌입하면서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지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은 것에 대한 적극적 지지층의 반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위원장이 광주를 찾은 지난 19일 37.1%를 기록했던 통합당은 이후 20일 34.4%, 21일 33.2%, 24~25일 30.8%, 26일 30.3% 순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같은 현상은 이 념성향별 지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통합당의 보수층 지지는 8월3주 63.5%에서 4주에 2.7%p(포인트) 하락한 6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통합당의 지지율은 중도층에서 4%p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진보와 무응답 층에서도 통합당에 대한 지지는 각각 4.9%p, 1.5%p 내렸다.

통합당의 이같은 분위기는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는 분석이다. 호남에 민심을 끌어안은 만큼 이에 대한 반대급부는 당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당 차원에서 전 목사 등 사실상 극우와 결별을 선언한 만큼 태극기 부대 등 기존 통합당 지지층였던 이른바 극우 세력의 반발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통합당의 숙제는 외연 확장 시도에 따른 지지율을 어떻게 가시화하느냐다. 당장 호남 지역에서 통합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8.7%p 하락한 7.4%에 그쳤다. 8월 들어 전남 지역 수해 지원 활동 등 본격적인 호남 끌어안기를 시작한 이후 21.8%로 최고점을 찍었고, 둘째 주 10.8%, 셋째 주 17.5%를 기록하는 등 곡선 그래프가 꺾였다.

다만 선거의 바로미터인 서울에서 여전히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점 등은 통합당이 코로나 정국 이후 지지율 반등을 할 가능성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또 총선 직후 한때 50%를 넘었던 민주당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가 여전히 30% 중반대에 그치고 있다는 것 역시 민주당과 통합당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론이 많다는 뜻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안정기에 접어들며 부동산 정책 실정이 다시 쟁점화되면 언제든 민심의 향방이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당은 총선 참패 직후 6월까지 20%대 정도 지지도를 보였다. 중도층 지지 역시 20% 중후반대에 그쳤다. 하지만 부동산 이슈가 터진 7월 이후 중도층 지지는 30%를 넘었다. 중도층의 지지가 올라가면서 통합당의 지지율도 7월 첫주 처음으로 30%를 웃돌기 시작했다.


이 평론가는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는 것이다. 호남에 가서 무릎 꿇은 것을 싫어하는 보수도 있고, 태극기와 전광훈 등과 결별하려면 각오를 했어야 한다"며 "앞으로 이것을 잘 배합해야 한다. 다만 이정도까지 지지율을 회복한 것도 굉장히 빠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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