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완치' 26세男 후유증 고백 "일주일에 한두 번은.."

입력 2020.08.25 07:02수정 2020.08.25 09:07
완치 165일째.. 후유증 5가지 ㅜㅜ
'코로나 완치' 26세男 후유증 고백 "일주일에 한두 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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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완치' 26세男 후유증 고백 "일주일에 한두 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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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김근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는 지난 3월 5일 '완치 판정'을 받았다. 선별진료소에서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입원한 지 약 9일 만이다.

'완치'란 '병을 완전히 낫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완치 판정 후 박 교수는 5개월 동안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머리가 안개 낀 것처럼 멍하면서 기억하기 힘들고 집중하기도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뇌 안개)가 계속되고 있다"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몸 상태를 적기도 했다.

25일 박 교수의 글을 종합하면 코로나19 후유증 증상은 5가지로 분석된다. 브레인 포그, 가슴과 복부 통증, 피부 변색, 만성 피로 등이다. 브레인 포그란 기억력 감소와 불안, 우울을 동반하며 뇌에 안개 낀 느낌을 주는 증상이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코로나19는 혈관이 있는 부위를 모두 공격한다"며 "코로나19 후유증은 충분히 발생 가능한 증상"이라고 했다.

뇌 장벽을 뚫고 들어가 신경세포의 염증을 유발하면서 브레인 포그 같은 후유증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천 교수는 "텍스트를 못 읽을 정도로 정신이 멍해지는 사례는 논문에도 나오는 후유증 사례"며 "나이 든 사람들에게도 주로 찾아오는 증상이지만 젊은 사람의 30~50%도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라 덧붙였다.

박 교수 사례가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비슷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5월 '완치 판정'을 받은 신모씨(26)는 "매일 그런 것은 아니지만 (피로감 때문에) 일주일에 한두 번은 종일 잠만 자야 한다"며 "완치 판정을 받은 후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박 교수의 글을 읽고 나서 공감했다"고 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퇴원 후 방문하시는 환자 100여 명을 보면 대부분은 좋아졌다고 말하지만 그중에는 피곤하다,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데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다, 까먹는 느낌이 있다라고 표현하시는 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후유증 발생 가능성을 언급한 단발적인 연구는 있는데 장기적으로 연구된 내용은 아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박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코로나19 감염 이후 일상생활로 복귀할 때까지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젊은 층도 감염되지 않도록 (감염 수칙을) 잘 지켜 달라는 메시지로 읽었다"고 했다.

서구에서는 코로나19 완치를 단정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 영미권 주요 언론은 우리로 치면 코로나19 완치자를 '생존자'(survivor)라고 표현한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는 물론 후유증 여부도 세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다른 나라들에서는 '회복자' '회복 환자' '생존자'라고 표현하는데, 한국만 완치자라고 표현한다"며 "그 '완치'라는 말 때문에, 퇴원 당시 여전히 가슴과 배에 통증이 있었고 여러 다른 통증이 있었지만 집에서 요양하면서 체력이 회복되면 나아질 줄 착각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희망을 가지고 후유증을 극복하려고 하지만, 가끔은 힘들 때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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