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어달라" 요구에 시민들 응답했다…주말 도심 상황은

입력 2020.08.23 13:34수정 2020.08.23 14:00
"거의 매장에 한 명, 두 명씩 들어오는 게.."
"집에 있어달라" 요구에 시민들 응답했다…주말 도심 상황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전국으로 확대 적용된 2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웨딩업체 웨딩홀에서 하객들이 온라인 화면으로 결혼식을 지켜보고 있다. 2020.8.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집에 있어달라" 요구에 시민들 응답했다…주말 도심 상황은
23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스1 이상학 기자


"집에 있어달라" 요구에 시민들 응답했다…주말 도심 상황은
23일 맥도날드 서울역점의 모습..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매장이 폐쇄된 상태다. © 뉴스1 이상학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일째 300명대를 기록하는 가운데 일요일 서울 도심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일요일 오전 인파가 몰리는 서울 대형교회 대부분은 온라인 예배를 진행했으며, 대형 쇼핑몰과 시장, 번화가에 위치한 카페 등도 비교적 여유로운 풍경을 연출했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과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재시행된 첫 주말인 이날 외출한 시민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했다.

식당과 카페, 오락실, 영화관, 옷 가게 등이 모여있어 평소 많은 인파가 몰리는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는 평소와 달리 조용했다.

점심시간 식당에 대기 줄은 커녕 대부분 식당에는 3~4개의 테이블에만 손님들이 앉아 있을 뿐이었다.

한 식당 주인 A씨는 "없어"라는 말을 연발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손님이 없다. 평소보다 많이 줄었다"며 "그래도 위험한 상황이니까 이해해야지 어쩌겠느냐"고 되물었다.

카페 역시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던 주말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이용객보다 빈 좌석이 더 많았다.

특히 영화관과 오락실로 향하는 사람들은 거의 찾기 힘들었으며, 쇼핑하는 시민들도 많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한 캐주얼 브랜드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거의 매장에 한 명, 두 명씩 들어오는 게 전부"라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찾는 손님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도 텅 빈 모습이었다. 한때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일시적으로 붐볐으나 다시 코로나19 사태 초기 모습으로 돌아간 듯 했다.

풀 죽은 모습의 상인들은 시장을 찾은 몇 안 되는 방문객들을 차지하기 위해 호객행위를 하다가도 이내 체념하곤 했다.

외출한 시민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긴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서울 종로구 인근 카페에서는 마스크 착용 여부를 철저히 관리했다. 한 이용객이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자 직원이 바로 다가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해당 직원은 "최근 카페에서도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나왔다"며 "본사에서도 철저한 관리를 요구했고, 직원과 손님 모두를 위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라고 본다"고 답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자신의 열차를 기다렸다. 확진자가 나온 서울역 내 맥도날드 매장이 폐쇄된 상태다.

그러나 바로 옆 롯데리아 매장에서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내린 채 햄버거를 먹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불안감을 주기도 했다.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임모씨(34)는 "식당에서 마스크를 내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확진자가 나온 매장 바로 옆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게 불안해 보인다"며 "기차를 타기 위해 서울역에 온 것도 사실은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롯데리아 매장에서 밥을 먹던 장모씨(44)는 "바로 옆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을 알고 있다. 불안한 건 사실이다"라면서도 "열차가 오기 전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다 보니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97명으로, 3일 연속 3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7일 48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이후 169일 만에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바이러스가 진짜 위력을 드러내는 것 같다"며 "이제 믿을 것은 국민밖에 없다. 파국을 피하기 위해 모두 제자리에서 '잠시멈춤'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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