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도 식당도 무서워졌어요"..연휴 끝낸 직장인 '멘붕'

입력 2020.08.18 06:15수정 2020.08.18 09:38
사람과의 접촉 자체를 피해야합니다.
"카페도 식당도 무서워졌어요"..연휴 끝낸 직장인 '멘붕'
서울 중구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마스크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모처럼 만에 사흘을 쉬었는데 이제 출근해야 하네요. 안 그래도 스트레스인데 더군다나 쉬는 기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섭게 확산해서 카페도 식당도 무서워졌어요."

"최근 조금이지만 공연이나 스포츠 직관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또다시 기약 없이 회사, 집, 회사, 집만 반복해야 되네요. 벌써 우울합니다."

18일 출근을 앞둔 직장인들은 긴장과 함께 한결같이 우울함을 내비쳤다. 단순히 휴일 끝 출근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코로나 우울까지 겹친 모습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다. 나흘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695명이 발생하면서 국내 방역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4일 85명을 시작으로 연휴기간인 15일 155명, 16일 267명, 17일 188명에 달한다.

수도권 상황이 악화하자 방역당국은 연휴기간이던 16일부터 서울-경기 지역에 한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했다.

이로써 16일부터 일상생활과 밀접한 Δ학원 Δ오락실 Δ일반음식점 Δ워터파크 Δ종교시설 Δ공연장 Δ결혼식장 Δ영화관 Δ목욕탕 Δ실내체육시설 Δ멀티방 Δ장례식장 등에서 강화된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됨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던 소비와 외식 진작을 위한 정책 역시 일시 중단됐다.

길게는 지난 14일부터, 짧게는 지난 15일부터 '황금연휴'를 보냈던 직장인들에겐 연휴 기간과 새 출근길부터 막막한 소식만이 들렸다.

직장인 이모씨(33)는 "연휴 기간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아 어디 가지도 못하고 집에서만 쉬었다"며 "다시 출근해야 하는데 지하철부터 식당, 커피숍 등 평소에 다니던 동선 중 어디 하나 안전한 곳이 없다고 생각하니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그의 말대로 최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대형교회발 확산세가 거세고 롯데리아, 스타벅스발 감염도 적잖은 상태다.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돌입하면서 여가 활동 범위도 크게 줄었다.

직장인 차모씨(40)는 "테니스 클럽을 다니고 있는데 주당 이용 횟수를 제한한다는 공지를 받았다"며 "유일한 낙이었는데 그마저도 제한받는다니 답답하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씨(27·여)는 "길었던 장마가 끝나니 폭염이 시작됐다"며 "짜증이 솟구치지만 이런 날에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땀 흘리며 일하는 의료진 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진다"고도 말했다.

이들의 바람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결고리가 없는 '깜깜이'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특히 진단이 어려운 무증상, 경증 감염자들이 누적됐고 이를 통해 식당과 커피숍, 시장 등 일상까지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역당국은 현재 상황을 '대유행 초기단계'로 진단하며 사람과의 접촉 자체를 피해달라고 호소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종교활동 모임을 통해 발생한 감염이 비수도권 지역을 포함해 콜센터, 어린이집, 요양병원 등 여러 장소로 2차감염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어 N차 감염전파 위성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이 유행을 꺾지 않으면 유행 통제가 어렵고 결국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봉쇄 수준으로 더 높이는 방법이 대응책이 될 것"이라며 "사람 간 접촉을 줄여주고, 출퇴근과 의료기관 방문 등 꼭 필요한 외출 외에는 안전한 집에 머물러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