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미래통합당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당내 뚜렷한 대선주자는 없는데 2022년 대선에서 야당 후보를 찍겠다는 국민들이 여당을 찍겠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결과를 받아들면서다.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대선 주자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에게 '2022년 대선에서 여당과 야당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이냐'라고 묻자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1%,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5%로 집계됐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그러나 차기 정지 지도자 선호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재명 경기도지사(19%)와 이낙연 의원(17%)이 1, 2위를 차지했다. 야권 후보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9%,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2%를 얻는 데 그쳤다.
1~2% 지지율이라도 기록했던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통합당 소속 후보들은 이번 조사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2022년 대선에서 야당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지만, 정작 제1야당인 통합당에 찍을만한 후보가 없다는 의미다. 통합당의 딜레마일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보수야권 대선후보 선호도 1위로 올라선 것을 두고 "대통령은 정치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에서) 찾지 못해서 그렇지 다 있다고 본다. 우리 중에도 훌륭한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각종 인터뷰 등을 통해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며 자신의 역할은 2022년 대선 승리를 위한 기반을 닦아주면 된다고 강조한다.
김 위원장은 뚜렷한 인물을 지목하는 대신 '1970년대생·경제통·당 밖 인물'이라거나 "백종원 같은 사람은 어떤가" 등 차기 대권주자의 자질론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 있다. 전문성은 기본이고 국민의 호감도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에 대해서는 "검찰총장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대선 후보를 언급하는 건 실례"라면서도 "(대권 도전은) 본인 의사에 달렸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생각과 달리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당장 올해 정기국회가 12월 초에 마무리되면 곧바로 내년 4월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국면으로 접어든다.
이 선거가 끝나면 대선까지는 채 1년이 남지 않는데 현재 거론되는 통합당 소속 후보군이 튀어 오르거나 새로운 인물이 깜짝 등장하는 데는 적지 않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15일 통화에서 "한국 정치사적으로 볼 때 새로운 인물이 혜성같이 등장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등장하더라도 대선을 19개월여 앞두고 각종 검증을 통과하고 리더십 확보를 기대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깜짝 부각 사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예로 들지만 그는 지역주의 타파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정치 역정이 뒤늦게 평가받은 예외적인 사례라는 분석이다.
결국 민주당을 확실히 앞서기 위해서라도 뚜렷한 대권주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중진 의원은 "당내 뚜렷한 대선주자가 있었다면 지지율 상승 속도는 더 빨랐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3일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발표한 8월 2주차 잠정집계 결과에 따르면 통합당 지지율은 36.5%를 기록, 33.4%를 기록한 민주당을 약 4년 만에 역전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윤 총장은 정치할 가능성이 적어 보이고 기존 보수 야권 후보군들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이미 끝난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렇다고 숨어있는 후보가 있을까 생각하면 떠올리기도 쉽지 않은 만큼 대선 의지가 있는 정치인이라면 본인의 목소리를 힘있게 내야 한다. 크게 되려면 정책보다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