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산시성 시안의 국제의학고신병원 저우량 외과 주임은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외과의사는 다양한 환자를 치료하지만 그날 병원을 찾아온 남성은 좀 더 특별했다.
이 남성은 의자에 앉지 못할 정도로 복부에 통증을 호소하면서도 어떻게 아프게 됐는지 등의 질문에는 대답을 망설였다. 외관상 진료에서도 복부가 더부룩할 뿐 별다른 이상 증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밀 촬영을 했더니, 이상한 점이 드러났다. 항문과 대장의 끝 부분 사이의 직장에서 유난히 큰 이물질이 영상에 나온 것이다.
저우량 주임은 6~7시간 동안 이 이물질을 직장에서 제거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길이 20cm, 지름 10cm 정도였기 때문에 항문으로 빼내기가 불가능했다. 외과용 겸자(가위)로 부서지지도 않았다.
결국 개복 수술을 진행했다. 알고 보니 이물질은 산시성에서 생산되는 모과였다. 이 모과는 표면이 매끄럽고 질감이 딱딱해 조롱박과 비슷했다. 딱딱한 껍질 속에 가운데는 비어있는 형태로, 먹는 종류도 아니었다.
다행히 수술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적출 도중 부서진 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 제거했다.
장에 이물질이 들어가게 되면 구멍이 뚫리거나 괴사하는 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고 저우량 주임은 설명했다.
저우량 주임은 중국 온라인 매체 칸칸신원에 “장이 괴사할 경우 복막염과 패혈성 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심하면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