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가족 대피시킨 아빠, 텐트로 돌아가 짐 챙기다 그만..

입력 2020.08.03 00:34수정 2020.08.03 10:13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르고있네요..
폭우에 가족 대피시킨 아빠, 텐트로 돌아가 짐 챙기다 그만..
우산을 쓴 시민들이 힘겹게 이동하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폭우에 가족 대피시킨 아빠, 텐트로 돌아가 짐 챙기다 그만..
2일 오후 충북 충주시 산척면 한 하천에서 소방당국이 실종된 소방대원을 수색하고 있다./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폭우에 가족 대피시킨 아빠, 텐트로 돌아가 짐 챙기다 그만..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리며 한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전국종합=뉴스1) 최현만 기자,남궁형진 기자,최석환 기자 =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우로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 가족을 차로 대피시키고 짐을 챙기려다 참변을 맞거나 사고 현장으로 이동하던 소방대원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등 안타까운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날(1일)부터 이어진 집중 호우로 오후 10시30분 기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각각 1명, 충북에서 4명이 사망했다. 충북에서만 8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전 6시18시분쯤 충북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 한 캠핑장에서 홍모씨(42)가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토사에 깔렸다.

소방당국이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도로가 물에 잠겨 구조가 늦어지면서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진 홍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당시 홍씨는 폭우가 쏟아지자 가족을 먼저 차로 대피시킨 뒤 텐트로 돌아가 짐을 챙기려다가 무너져 내린 토사에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0시30분쯤에는 충주시 양성면 능암리의 한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축사를 덮쳤다.

이 사고로 축사가 매몰되고 유출된 가스가 폭발하면서 화재가 나 박모씨(56·여)가 숨졌다. 남편과 자녀 2명은 가까스로 탈출했다.

충주시 엄정면 신만리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윤모씨(76·여)가 숨졌다.

음성에서는 이날 오전 11시쯤 감곡면 사곡2리 복사골 낚시터 인근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남성이 오전 8시쯤 물이 불어난 마을 하천에 빠진 것으로 보고 신원 확인과 함께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경기 안성에서는 이날 양계장 내 조립식 건물이 붕괴되면서 최모씨(58)가 매몰돼 사망했으며 전날에는 서울 도림천에서 고립된 임모씨(83)이 사망했다.

중대본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강원 철원군 동송읍 상노리의 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남성 A씨(29)가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졌다.

그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충북에서 나온 실종자 8명 중에는 단양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어머니를 구하려던 딸 부부 등 일가족 3명, 충주에서는 현장으로 출동하던 소방대원도 포함됐다.

이날 정오쯤 단양군 어상천면 심곡리의 한 논에서 김모씨(72·여)와 그의 딸 등 3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사고는 논의 물꼬를 살피던 김씨가 물에 떠내려가자 딸과 사위가 구조하려다가 함께 물살에 휩쓸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날 오전 7시40분쯤 충주시 산척면 영덕리 한 도로에서는 도로가 유실되면서 소방대원 송모씨(29)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당시 침수 현장으로 출동하던 송씨는 도로가 끊기자 도보로 이동하다가 급류에 도로가 무너져 내리면서 물살에 휩쓸렸다고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270명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펼쳤지만 하천 수량이 많고 유실되거나 파손된 부분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다.

계속된 비로 시야 확보가 어렵고 수색 대원의 2차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수색은 이날 오후 6시30분에 중단됐다. 소방당국은 오는 3일 날이 밝는대로 수색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음성군 감곡면 오향6리 마을의 하천에서도 이날 오전 8시30분쯤 김모씨(63·여)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충주 산척면 명서리 한 낚시터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좌대를 덮치면서 낚시하던 김모씨(63)가 실종됐다.

노은면 수룡리에서도 이모씨(75·여)가 이웃집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는 사고도 있었다.

아울러 오후 3시쯤 괴산군 청천면 후영리에서는 3명이 타던 카누가 뒤집어져 2명은 구조됐으나 김모씨(58)가 실종됐다.

아울러 경기, 강원, 충북 지역에서 6명이 부상을 당했다.

강원 횡성에서는 송모씨(80대·여)와 김모씨(11·여)가 토사에 매몰돼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충북 충주시에서는 김모씨(85), 김모씨(82·여)가 산사태로 부상을 입었다.

경기 안성에서는 이모씨(75·여)가 산사태로 인해 주택이 매몰됐다. 경기 용인에서는 집 뒤편 가지를 치우던 중 넘어진 39세 남성이 다쳤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재민은 384세대 659명으로 집계됐으며 일시 대피한 인원은 1444명에 이른다.

공공시설물 피해는 경기지역에서 산사태로 70개소, 저수지 2개소, 하천범람으로 2개소가 보고됐다. 충북 지역에는 산사태로 21개소, 충북선 등 철로 토사 유입 5건, 토사 유출 8건, 도로 침수 14건, 사면붕괴 2건, 하천시설물 일부 붕괴 17건, 고속도로 비탈면 유실 1건으로 집계됐다.

사유시설물 피해로는 주택 반파 1동, 주택 일시 침수 155건, 산사태 16건, 차량 침수 7건으로 파악됐다.

11개 국립공원 246개의 탐방로, 도로 8개소 및 철도 5개 노선이 통제됐다. 지하차도 7개소와 둔치주차장 78개소도 출입이 금지됐다.

아울러 이날 한강 상류에 내린 비로 팔당댐 방류량이 증가하면서 오후 5시27분부터 서울 잠수교의 보행자 및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잠수교 수위가 5.5m에 이르면 보행자 통행이 제한되며 6.2m에 이르면 교통 통행도 제한된다. 이날 오후 5시50분을 기준으로 한강의 수위는 6.22m였다.

중대본은 인명구조 921명, 급(배)수 지원 484건, 주택 안전조치 390건, 도로 정리 452건, 기타 안전조치 420건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중대본은 오후 3시 이후로 비상 3단계를 유지하고 인명 피해 우려지역 등에 대해 사전 예찰 및 통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피해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응급복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편 3일 낮 12시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50~80mm의 강한 비가 올 것으로 보이면서 중대본 역시 비상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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