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평소 잘 웃던 아이가 이젠 눈치만 보고, 웃는 모습을 못 봤네요."
지난해 말쯤 군 전역을 하고 돈을 벌겠다며 경기도로 떠난 A씨(24)가 참혹한 모습으로 고향 광주에 돌아왔다.
그의 아버지는 A씨를 보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A씨의 얼굴 곳곳에 불에 덴 상처가 있었고, 두피는 벗겨져 고름이 나오고 있었다.
A씨는 지난 2월쯤 중학교 후배 B씨(21)와 B씨 여자친구 C씨(23)와 경기도 평택에서 함께 거주하며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각자 번 돈으로 생활비 등을 모아 생활했다. 그러나 B씨와 C씨가 일을 그만두면서 생활비 등이 부족해지자 폭행이 시작됐다.
B씨 커플은 A씨에게 주먹으로 한 대씩 때리다가 결국 골프채까지 휘둘렀다. 끓는 물을 뿌리거나 가스 토치 등 불로 A씨의 몸을 지지는 등 가혹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폭행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A씨는 한 번씩 걸려오는 아버지 전화에 "잘 지내고 있다"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B씨 커플이 폭행을 가하면서 "도망가거나 누군가에게 알리면 부모님 집에 불을 지르겠다"는 등의 협박을 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무차별 폭행으로 인해 두피가 벗겨지는 등 3도 화상을 입었다. 피부 괴사 등으로 인해 몸에서 악취가 나자 B씨 커플은 A씨를 화장실에서 생활하게 했다.
날마다 계속되는 후배 커플의 폭력에 A씨는 고향으로 도망쳤고, 이를 본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다.
A씨 아버지는 "평소 잘 웃던 아이가 고향에 돌아온 뒤로는 눈치만 보고 있다"며 "단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한 번씩 통화할 때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는 아들의 말에 정말 그런 줄만 알았다"며 "아들이 5개월가량 고통 속에서 살았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진다"고 분노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이들의 잔혹함에 신속히 수사에 나서 B씨 등을 체포해 구속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일부 폭행 사실만 인정하고, C씨는 'A씨 혼자 자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 등에 대해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경찰 프로파일러 2명도 투입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의료비 지원을 요청했고, 심리치료를 위해 전문기관과 연계해 전날 1차 면담을 실시했다. 향후 트라우마 치료 등을 계속 지원할 방침이다.
경찰은 범행동기와 금전적 피해, 감금 혐의에 대해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