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뉴스1) 김아영 기자 = 여행용 가방에 9살 아들을 가둬 숨지게 한 40대 계모가 숨진 아들의 동생도 학대한 의혹이 드러났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왼쪽)와 경남여성변호사회 손명숙 회장은 계모 A씨가 숨진 B군 외에 동생인 C군(당시 6세)도 상습적으로 학대했다며 15일 대전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협회의 고발장에 따르면 C군은 B군과 함께 지난 2018년 11월~ 2019년 4월 친부 및 A씨와 함께 살면서 A씨로부터 수시로 나무로 매를 맞는 등 학대를 당했다.
협회는 C군이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이유도 모른채 맞았다. 발바닥을 맞아서 새끼 발가락에 멍이 들었고, 때리는 매를 피하자 그 매가 벽을 때려 벽에 구멍이 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공 대표는 “동생이 경찰과 검찰에 위와 같이 진술했지만, A씨에 대해 아동학대로 기소하지 않았다”며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A씨를 고발하니 엄격히 조사해 처벌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A씨는 이날 오전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살인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7시 25분께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B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7시간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혐의다.
A씨는 B군이 가방에 갇혀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했으나 가방 위에 올라가 수차례 뛰는 등 계속해서 학대했으며, B군의 울음소리와 움직임이 줄었지만 그대로 방치하기도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피고가 평소 피해자를 수시로 폭행했고, 가방에 들어가 있었을 당시에도 호흡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거짓말을 한다며 헤어드라이어로 바람을 넣는 등 범행수법이 잔혹하다”며 “살해의도가 없었다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A씨 변호인은 아동학대와 특수상해 혐의는 인정했지만,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변호인은 “A씨의 친자녀들의 진술 중 B군이 들어가 있던 가방 위에서 뛰는 행동을 한 것은 맞지만 두발이 떨어질 정도로 뛰진 않았다”며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하자 바람을 넣기 위해 헤어드라이어를 켠 것은 맞지만 직접 가방을 열어서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