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뉴욕시'가 봉쇄돼 갇힐 수 있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미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 후, 공항 직원들을 흉기로 수차례 찌른 미국 국적의 30대 여성이 실형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표극창)는 특수상해 혐의로 미국 국적의 A씨(35여)에게 징역 2년를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18일 오후 5시25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동편 2층 보안구역 내 식당으로 통하는 3층 계단에서 공항 직원 B씨(27·여)를 흉기로 수십차례 찌른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날 오후 5시37분께 같은 장소에서 상황을 목격하고 도움을 요청하려는 또다른 직원 C씨(26·여)를 흉기로 찌른 혐의도 받고 있다.
미국 뉴욕에 살던 A씨는 코로나19로 뉴욕시가 봉쇄될 수 있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부모님이 있는 한국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해 3월1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 직후 그는 흉기를 소지한 채 보안구역에 몰래 들어간 뒤 직원들을 상대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에 넘겨져 정신장애로 인해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상세불명의 비기질성 정신병을 진단받고 약물 치료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를 정확히 기억해 설명하고 있는 점 등 정황상 당시 심신상실 상태에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해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일면식이 없는 피해자들을 드라이버로 찌르는 등 공격해 상해를 입혀 죄질이 나쁘다"면서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비기질성 정신병, 코로나19에 대한 비이성적인 공포, 미국에서 한국까지 장거리 비행으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피폐해져 있는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이 입은 상해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