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특정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첫 재판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왜 여기 다 모이셨냐. 혹시 평양에서 보내서 온 거 아니냐"고 말했다.
전 목사는 29일 오전 10시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 심리로 열리는 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면서 첫 재판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 다 아시는데 왜 여기 모였냐"며 "혹시 평양에서 보내서 온 거 아니냐"고 했다.
전 목사는 "선거법 위반 혐의를 부인하는 거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여러분 다 아시는대로 제1 워딩이 '자유우파는 황교안을 중심으로 4.15 총선을 이겨야 한다'고 했다"며 "만약 이걸 선거법 위반이라고 한다면 언론인들이 선거법 위반을 더 많이 했다. 워딩을 잘 살펴보라"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이 불법 사찰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 집에 카메라 4대를 걸어놓고 나를 감시하고 있다. 이건 대한민국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 측은 지난달 11일 열린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경찰이 불법사찰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전 목사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데도 자신이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집회 참가자를 상대로 2019년 12월2일~2020년 1월12일 광화문광장 집회 또는 기도회에서 5차례 확성장치를 이용해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유우파 정당들을 지지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 목사는 2019년 10월 집회에서 '대통령은 간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같은 해 12월 집회에선 '대통령이 대한민국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허위사실을 적시,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 2월24일 경찰 수사단계에서 구속된 전 목사는 이후 6번이나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돼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해 10월3일 범투본을 중심으로 해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보수진영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가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는 등 위법행위를 벌이는 것을 주도한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전 목사는 재판에 넘겨진 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