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28일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향해 패스트트랙 사건을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패스트트랙 관련 공판에서) 당을 대표한 두 분의 변호 내용에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진술해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며 이렇게 적었다.
홍 의원은 "작년 11월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여야가 극한 대치를 할 때 황 대표의 단식장을 찾아가 민주당과 합의를 종용했다"면서 "(그 때 내 논리는) 공수처법은 정부조직법이고 우리가 집권할 때 폐지하면 되니 넘겨 주고 기괴한 선거법은 막으라는 거였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조언한 가장 큰 이유는 기히 고발된 국회의원들 보호 때문이었다"며 "원인이 된 패스트트랙이 합의되면 고발 취소가 되고 검찰도 기소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런데 둘 다 막는다고 큰소리 치면서 심지어 의총장에서 나중에 법적문제가 생기면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변호사이니 모든 것을 책임진다고 호언장담까지 했다"며 "나 원내대표는 나아가 공천 가산점 운운까지 하면서 극한 투쟁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하지만 그 후 어떻게 되었느냐. 두 법은 강행 통과되었고, 공천 가산점은 주지 않고 많은 의원들을 낙천시켰으며 그나마 재공천 되어 당선된 9명의 현역 의원들은 지금 사법절차의 족쇄를 찼다"며 "개헌저지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2회에 걸친 공판 준비절차에서 당을 대표한 두 분의 변호 내용은 기가막힐 지경"이라며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진술해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당시 의원들은 공천권을 틀어쥔 지도부의 지휘를 거역할 수 없었다. 어이 없는 무책임 변론이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지금이라도 당선된 9명의 의원을 구하려면 모든 책임은 지도부인 우리 두 사람에게 있다, 의원들은 지휘에 따라준 잘못 밖에 없다, 의원들을 선처해달라고 해야 한다"며 "이것이 지도자의 모습이지, 나 살겠다고 의원들을 끌고 들어가는 모습은 정말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하기로 결정한 트루먼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고 한다"고 글을 마무리 했다.
지난해 4월 여·야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와 검찰개혁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고성과 막말, 몸싸움을 하며 격렬하게 대치했다.
여야 의원의 고소·고발로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해 총 94명을 조사했고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을 포함해 37명을 재판에 넘겼다.
기소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던 의원들 중 21대 국회 당선자는 9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