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몸속 악령을 내쫓아야 한다며 휴가 나온 군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목사 부부 4명이 지난 23일 폭행치사 사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수도권 지역 교회 A목사 부부와 B목사 부부다. 이들은 당시 퇴마 의식을 명분으로 한 폭행에 16살·9살 자녀도 가담시켰다.
25일 미래통합당 황보승희(부산 중구영도구)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이 사건 공소장에 따르면 A목사 부부는 지난 2월 군복무 중 휴가를 나온 사병 C씨가 군생활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자 몸속 악령이 원인이라며 이를 제거하기 위한 합숙기도를 지시했다.
C씨로 하여금 스스로 몸을 때리게 해 악령을 쫓는 방식의 기도였다.
기도는 닷새간 지속됐고, 차도가 없자 B목사 부부와 두 딸(16세·9세)도 기도에 합류했다.
기도 엿새째 되는 날 A목사와 B목사는 "까마귀가 나가야 된다. 까마귀는 눈이 뒤에도 달렸다"고 말하며 나무 십자가로 C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C씨는 기도 첫날부터 지속한 금식 탓에 탈수증세를 보였지만 두 목사는 "휴가복귀 전 반드시 귀신을 빼내야 한다"며 C씨의 배를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의 강도를 높였다.
C씨가 고통을 견디지 못해 몸부림치자 B목사는 어린 두 딸을 불러 C씨의 팔과 다리를 붙잡으라고 시키는 등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폭행은 지속됐고 C씨는 결국 목뼈골절 등으로 인한 경부손상으로 사망했다.
피고인 신분이 된 목사들은 법정에서 "나쁜 의도는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핵심 피고인 A목사는 재판부에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피해자 유가족들은 여전히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이들 목사 부부의 다음 재판은 내달 10일 열린다. 한편 B목사의 큰 딸은 소년부에 송치됐고, 작은 딸은 형사미성년자로 입건되지 않았다.
황보승희 의원은 "치료를 명목으로 검증되지 않은 불법의료행위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관련법 개정으로 불법의료행위를 근절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