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나 ◯◯◯라구요. ◯◯◯라니까.”
친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50대 아들이 법정서 재판장을 향해 외친 말이다.
24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55)에 대한 첫 공판이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 심리로 열렸다.
법정에 선 이씨는 이름을 묻는 질문에 재판장의 질문에 유◯◯라고 답했다. 전혀 다른 이름이었다. 다시 한 번 물었지만 이씨의 대답은 같았다.
당황한 강 부장판사는 교도관에게 이씨의 이름을 확인했다. 교도관은 “이◯◯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이씨는 전혀 엉뚱한 이름인 유◯◯가 맞다면서 소리를 질렀다.
이후 이씨는 입을 닫았다. 나이와 주소를 묻는 질문에 일체 답변하지 않았다.
검찰의 공사사실 인정여부를 묻는 질문에 변호인은 “피고인은 현재 어떠한 답변도 하고 있지 않다. 이 자리에서 인정여부를 밝히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이씨도 입을 닫았다.
상황이 이러자 재판장은 변호인에게 “힘들겠지만 피고인을 잘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재판부는 정상적인 재판 진행이 힘들다고 판단, 피고인의 진술을 배제하고 증거자료나 지인 등의 진술을 중심으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7월15일에 개최된다.
이씨는 지난 5월20일 오후 6시께 전북 전주시 서신동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87)를 둔기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뒤 숨진 아버지만 남겨둔 채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틀 뒤인 22일 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한 이씨 형제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시신에서 멍 자국 수십개가 발견되고, 다투는 소리가 났다는 이웃 주민 증언을 확보한 경찰은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이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검거에 나선 경찰은 신고 하루 만에 집 근처를 서성이고 있던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숨지 이씨의 아버지는 6·25 참전용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수사기관에서 일체의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