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문대통령 비판' 대자보 붙인 20대의 최후

입력 2020.06.24 13:48수정 2020.06.24 16:22
결국 항소한다
학교에' 문대통령 비판' 대자보 붙인 20대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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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스1) 김아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부착한 2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형사3단독 홍성욱 판사는 건조물 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25)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24일 단국대 천안캠퍼스 자연과학대학 건물 내부 4곳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인 혐의다.

A씨는 검찰이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하자 무죄를 주장하며 정식 재판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그대로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벌금은 절반으로 줄였다.

A씨는 대자보에 '나의(시진핑) 충견 문재앙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연동형 비례제를 통과시키고 총선에서 승리한 후 미군을 철수시켜 완벽한 중국의 식민지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적었다.

타지역 대학 졸업생인 A씨는 과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에서 정부 비판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대자보를 붙였을 당시 단국대 측은 업무협조 차원에서 경찰에 알렸다. 경찰에서는 A씨가 침입범이라며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단국대 측은 "A씨가 우리 의사에 반해 불법으로 침입한 사실이 없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경찰에 의견을 전달했지만 법원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검찰과 법원은 '교내에 대자보를 붙이려면 학교 당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대학의 지침에 따라 이를 불법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건조물 침입죄는 핑계일 뿐 대통령을 비판한 죄를 끝까지 묻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건조물 침입죄는 주거의 평온을 해칠때 성립하는데 검찰이 피해자로 지목한 단국대 측이 '피해를 본 것이 없다'고 밝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 만큼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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