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옛 연인을 스토킹하고 협박하고 결국 일터까지 찾아가 칼로 살해하려 한 5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대연)는 살인미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51)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피해자 B씨(50대)와 두달 가량 만나다가 헤어진 후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B씨와 B씨 가족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B씨와 교제하던 기간에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온갖 욕설과 겁을 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고 B씨의 집과 미용실을 수시로 찾아왔다.
B씨는 A씨에게 위협을 느끼고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해 지난해 12월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았지만 A씨의 위협에는 속수무책이었다. A씨는 12월 말 A씨의 주거침입으로 신고 당하자 오히려 경찰관에게 피해자와 가족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아울러 A씨는 총 194회에 걸쳐 피해자에게 '수신 거절한다고 될 일은 아니지'등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를 반복적으로 보내기도 했다.
A씨는 결국 B씨가 자신을 피하며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지난 1월4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B씨가 운영하는 미용실을 찾아가 머리를 각목으로 수회 내리쳤다. A씨는 B씨가 비명을 지르면서 반항하자 살해할 의도로 칼을 꺼내 B씨의 좌측 옆구리를 찌르고 도망갔다. A씨의 범행으로 B씨는 약 14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자상, 두피열상, 뇌진탕, 손목과 손가락의 타박상을 입었다.
A씨는 재판정에서 피해자의 머리를 때린 점은 인정하나 자신이 들고 있던 칼에 피해자가 찔리게 됐을 뿐 자신이 찌른 것은 아니라고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칼로 피해자의 옆구리를 찌른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공격부위 및 횟수를 비춰 볼 때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피고인이 살인미수에 대해 범행을 부인하며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지 않고 누범기간(절도죄로 징역 8월 살다 2017년 출소)중에 자숙하지 않고 다시 범행한 점,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쫓아다니고 주거에 침입하고 직접적으로 공격해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경찰관에게 경고를 받고도 공격한 점,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은 불리한 정성"이라며 징역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