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남 "5·18 100번, 1000번 사과. 아버지도.."

입력 2020.06.23 09:29수정 2020.06.23 10:59
지금이라도 반성하니 다행이긴 하네
노태우 장남 "5·18 100번, 1000번 사과. 아버지도.."
노태우 전 대통령 장남 재헌씨가 지난 5월 2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김태훈 열사를 추모하고 있다. 김 열사는 1981년 5월27일 서울대 도서관 6층에서 "전두환 물러가라를 세 번 외치고 투신했다. © News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은 '5·18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를 해야 되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노 전 대통령이 "5·18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서 마음 아파 하셨다"며 노 전 대통령이 거동이 불편하지 않았다며 분명 사과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원장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18 민주 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사죄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아버지는 일어나지 말아야 될 5·18 과 관련해 항상 마음의 큰 짐을 가지고 계셨다"며 "특히 병상에 누운 뒤부터는,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상황이 오면서 참배를 하고 사죄의 행동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고 저한테도 고스란히 마음의 짐이 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진행자가 "민주묘역 다녀오신 다음에 아버지께 말씀하셨는지"를 묻자 노 원장은 "2008년부터 병상에 계셨고 말조차 하지 못한지도 꽤 오래돼 양방향 소통은 사실 불가능하지만 저희가 말씀을 드리면 어떤 반응을 한다"며 "참배할 때마다, 광주가서 여러 가지 (한 일을) 아버지께 보고를 다 드렸다"고 했다.

노 원장은 "명예회복, 보상 이런 것들은 필요조건이겠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역사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가해자 측에 있었던 분들의 진정한 사과가 우선되고 그것을 통한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지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의 말 한마디가 있으면 너무 좋지만 어려운 상황이기에 저나 저의 가족이라도 나서서 사과를 계속 드리고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를 해야 되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어머니 김옥숙 여사도 거동을 못한다는 노 원장은 "아버지와 관련되는 기록과 증언들을 취합하려고 한다"며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자료 모으기에 나선 상태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2011년 출간된 노 전 대통령 회고록)이 아버지의 진심이나 의도가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 든다"면서 "회고록 이외에 다른 방법이 있다면, 아버지의 진심을 좀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라고 밝혀 자료수집도 이러한 차원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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