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사 "억울".. 현직검사 의미심장한 부탁

입력 2020.06.18 07:37수정 2020.06.18 10:40
"검사니까.."
한동훈 검사 "억울".. 현직검사 의미심장한 부탁
2020년 2월 1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부산검찰청을 방문해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악수하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에게 "검사니까 거짓말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의미심장한 부탁을 했다.

검찰 내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임 부장검사는 1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검사장의 '채널A 기자 관련 수사에 대한 입장'글을 읽으니 2014년 대검 정책기획과의 해명글이 떠올라 만감이 교차했다"며 6년전 한 차장검사의 해명으로 피해를 본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 한동훈 검사장 "난 피해자, 채널A 기자가 제 이름 도용~"

따라서 임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의 말이 진실일지, 거짓일지 아직 알 수 없다"고 한 뒤 "검사니까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면 동료로서 바라 마지 않는다"고 묵직한 목소리로 한 차장검사에게 말했다.

이날 자신의 휴대폰을 압수당한 한동훈 차장검사는 입장문을 통해 "녹취록상 (채널A)기자와 소위 '제보자'간의 대화에서 언급되는 내용의 발언을 하거나 취재에 관여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기자와 신라젠 수사팀을 연결해 주거나 수사에 관여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사결과 발표에 의하더라도 애초부터 신라젠 수사팀에서 이 모 씨의 로비 여부에 대해 수사할 계획도 없었고, 수사한 사실조차 없었던 것은 명확하다"며 일부에서 자신을 검언유착의 주인공이라고 하는 것은 억울하며 "저는 피해자다"라고 강조했다.

한 차장검사는 "있지도 않은 '여야 5명 로비 장부'를 미끼로 저를 끌어들이려는 사전 계획에 넘어간 기자가 제 이름을 도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 임은정 "2014년 7월 한동훈 '게시판 글 쓰지마라' 업무연락 →8월 '막지는 않았다'…글 쓴 난 징계"

임 부장검사는 6년 전 검찰내부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하는 것으로 자신이 왜 한 차장검사의 해명을 납득하지 못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는지 설명했다.

임 부장검사는 "2014년 7월 24일 당시 대검 정책기획과장이었던 한 차장검사가 전국청에 '검사게시판에 글 쓰지 말라'는 취지의 업무연락을 돌렸다"고 했다.

당시 창원지검에 있었던 임 부장검사도 "총무과장의 쪽지, 부장이 같은 취지의 대검 지시를 전달했다"며 "순간 격분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합니까?'라고 항의했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며칠 참다가 8월 1일 금요일 업무시간 종료 후 '위기에 처하여 널리 의견을 구한 사례는 숱하게 보았어도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은 세월호 외에는 본 적이 없습니다.
여기가 세월호입니까?'(라는 내용의 글을 검사 게시판에 올렸다)"라고 했다.

이어 임 부장검사는 "8월 4일 월요일 대검 정책기획과는 '언행에 유의하라고 지시했을 뿐 글 쓰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며 "검사게시판 글 게시가 제 징계사유 중 하나였고 정책기획과의 해명글을 제 징계취소소송에 유용하게 활용하면서도, 대검 정책기획과의 해명글이 하도 궁색하고 볼품없어 혀를 찼다"고 했다.

끝으로 임 부장검사는 "검사들이 거짓말하는 모습을 우리 모두 종종 봤다"며 "참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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