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면책이지만...코로나 보험금 추산해보니 어마어마

입력 2020.06.09 13:36수정 2020.06.09 14:59
전세계 보험업계 보험금 지급액 대략 '128조'
원래는 면책이지만...코로나 보험금 추산해보니 어마어마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탈리아 베니스 성 마르코 광장이 텅비어 있다. AP뉴시스

원래는 면책이지만...코로나 보험금 추산해보니 어마어마

【도쿄=조은효 특파원】 코로나19로 올해 전세계 손해보험 지급액이 1000억달러(약 120조원)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보험 계약 기준으로 코로나 19 피해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 모호한 부분이 적지 않지만 계약자들이 집단소송에 나서고 영국 정부와 미국 의회 등이 보험사들을 압박하고 있어 지급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영국 로이즈 보험조합은 올해 전세계 손해보험 업계의 보험금 지급액을 1070억달러(128조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했던 지난 2005년의 1160억 달러(139조원)이후 최대규모이다.

일반적으로 감염증 사태는 보험금 지급 면책사항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계약 자체가 모호한 경우가 많아 관련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일례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도쿄올림픽 올림픽 취소가 아닌 연기의 경우에도 보상이 가능한지를 놓고 보험사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시기에 유럽 각국이 취한 봉쇄 조치로 영업 중단 등 피해를 본 기업과 점포들의 보험금 청구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주점과 음식점 사업주들은 영업 피해를 보상해 달라며, 보험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에 나섰다. 영국 정부 역시 일부 피해는 보상 대상이라는 입장으로 보험사들을 압박했다. 미국 의회 역시 손보업계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 의회 초당파 그룹들은 코로나로 인한 사업중단 손실을 보험금 지급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손해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액 증가는 보험금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일부 보험사들은 적자를 예상해, 손실충당금을 상정하고 있다. 이런 부담은 고스란히 재보험사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위스 한 재보험사가 올해 1·4분기 5억 달러(6000억원) 정도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다수 일본의 보험사들은 전염병 리스크에 대해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지역 자회사들의 보험금 지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도쿄 해상홀딩스는 최돼 400억엔(4400억원) 손실, MS&AD 인슈어런스 그룹 홀딩스는 약 200억엔(2200억원)의 손실을 각각 전망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