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는 북한 최고지도자급에게만 쓸 수 있는 단어라는데...

입력 2020.06.08 09:43수정 2020.06.08 09:55
김여정이 썼다는 것은?!
'지시'는 북한 최고지도자급에게만 쓸 수 있는 단어라는데...
지난달 2일 오후 3시 10분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 시찰 영상에 김여정 부부장(가운데)이 북한 서열 3위인 박봉주(오른쪽)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모습을 보였다. © News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정치비평가로 모습을 바꾼 박지원 단국대 석좌교수는 8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도자급 반열'에 오른 것으로 평가했다.

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기본소득' 이슈화에 성공, 정국을 자기 페이스대로 끌고 가고 있지만 중도좌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어 조만간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측했다.

◇ 김여정, 최고존엄만 사용하는 '지시' 단어를 입에…김여정 등장, 남북대화에 긍정적

박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김여정 부부장 위치가 지도자급으로 올라선 것으로 판단했다.

즉 "(김 부부장이) 담화후 지시(라 했는데), 지시라는 말은 김정은 위원장 최고 지도자들만 쓰는 용어다"며 "김여정 제1부부장이 이렇게 쓴 것은 거의 지도자급 반열로 (올라선 것 아닌가) 생각한다"는 것.

지난 5일 북한의 대남 기구인 통일전선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내고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남사업 부문에서 담화문에 지적한 내용들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검토 사업에 착수한 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며 "첫 순서로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이라고 했다.

대변인이 '김 부부장 지시, 지적'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박 교수는 이러한 단어는 '북한 최고 권력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박 교수는 "지금까지 대남 접촉 창구가 통전부나 군부에서 했는데 이제 2인자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전담하겠다(고 나섰다)"며 "우리 정부는 김여정 제1부부장과 접촉해서 대화를 틀 수 있는 그런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북대화 창구가 김 부부장이라는 실권자로 단일화됐기에 우리 정부로선 잘 된 일이라는 평가다.


◇ 김종인 '기본소득'으로 이슈화 성공…반발 심하면 가을무렵 김종인 떠날 수도


박 교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지금까지 자기 페이스대로 잘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정의당이나 민주당에서 던질 '기본소득' 화두를 던지는 등 페이스(대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며 "김 위원장이 그다음 날 재정문제로 한발 뺐는데 이 문제를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런 것으로 이슈가 넘어갈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박 교수는 "보수와 진보 이념(의 간격차이가) 상당히 큰데 보수당이 자꾸 좌클릭을 하면 지지 세력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면서 "일단 숨죽이는 것 같지만 아무튼 무슨 사달(탈)이 날 것 같다"고 김 위원장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홍준표, 유승민 등 보수 대권주자들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좌클릭 정책을 결코 환영하지 않고 곧 반대 대열에 설 것이다"고 점친 박 교수는 "김종인 위원장은 자기를 반대하고 싫으면 다 싫다 하고 나가버리는 것도 많고 그렇게 해왔는데 (앞으로) 3~4개월이 고비다"며 당안팎의 반발이 거셀 경우 김 위원장이 자리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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