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화살 박힌 채 생활하는 길고양이, 알고보니 범인은..

입력 2020.06.01 14:18수정 2020.06.01 14:40
소오름..
머리에 화살 박힌 채 생활하는 길고양이, 알고보니 범인은..
구조후 동물병원에서 수술 대기 중인 길고양이.© 뉴스1

(군산=뉴스1) 임충식 기자 = 길고양이 머리에 화살을 쏜 혐의로 기소된 40대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3단독(부장판사 해덕진)은 1일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전북 군산시 자신의 집에서 브로드헤드라고 불리는 사냥용 화살촉을 사용해 길 고양이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법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동물자유연대는 '군산 길고양이 돌보미'로부터 군산 대학로 일대에서 머리에 못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박힌 채 생활하는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해 7월21일 해당 고양이를 구조했다.

구조된 고양이는 광주 소재 광주동물메디컬로 이송돼 긴급 치료를 받았다. 당시 고양이는 두부 창상에 왼쪽 눈까지 실명되는 등 심각한 상태였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고양이 머리에 박힌 것은 못이 아니라 화살촉으로 판명됐다.

이 화살촉은 '브로드 헤드'라 불리는 사냥용 화살촉으로 동물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기 위해 화살촉에 3개의 날이 달려있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이 제품은 단시간에 과다출혈을 입히는 등의 위험성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범인을 찾기 위해 지난해 7월29일 군산경찰서에 정식 고발장을 접수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4개월에 걸쳐 인근 대학로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한편, 화살촉 구매 경로를 추적,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서 “고양이를 쫓아내기 위해 그랬다”며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서도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동물의 생명보호와 안전보장 및 복지증진을 위한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다만 초범이고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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