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전원 기자,허단비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54)가 아버지 대신 광주를 찾아 5·18 민주영령의 넋을 기렸다.
재헌씨는 29일 오전 11시40분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노 전 대통령 이름의 조화를 헌화했다.
노 전 대통령의 조화에는 '5·18 민주영령을 추모합니다. 13대 대통령 노태우'라고 적힌 추모리본이 달렸다.
재헌씨는 참배에 앞서 민주의 문에 설치된 방명록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리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이 된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고 적었다.
헌화와 분향 뒤 묘역에 오른 재헌씨는 김의기 열사, 김태훈 열사, 윤한봉 열사의 묘역 앞에서 차례로 무릎을 꿇고 영령들의 넋을 위로했다.
재헌씨는 '아버지가 5·18 묘역에 온 걸 아시냐'는 <뉴스1>의 질문에 "본인(노태우 전 대통령)이 직접 못오시니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대신 왔다"면서 "안타깝게도 아버지가 요즘 말씀을 못 하신다"고 말했다.
노재헌씨는 국립5·18민주묘지에 이어 민족민주열사묘역(망월동 구묘역)도 참배했다.
노씨는 5·18 당시 독일 기자였던 힌츠펜터 추모비를 살펴본 후 이한열 열사 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한열 열사 묘에는 미리 준비한 어머니 김옥숙 여사의 조화를 올려놓았다.
김옥숙 여사는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1988년 2월 25일 조용히 5·18 구묘역을 찾아 이한열 열사 묘를 참배했다.
노씨는 구묘역에서 이재호·백남기 열사의 묘를 추가로 둘러본 후 발길을 돌렸다.
노씨의 일정에 동행한 김후식 전 5·18부상자회장은 "노재헌씨의 오늘 5·18묘역 참배는 공식 일정은 아니다"며 "아버지를 대신해 헌화한 뒤 5·18단체 몇 분과 만나 얘기를 나누고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