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관리 부실과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의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의연이 27일 열린 일본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수요집회)에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지난 1주는 고통과 좌절, 절망과 슬픔의 시간이었다"며 울먹였다.
특히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압수수색을 강행한 검찰을 비판한 이 이사장은 "검찰은 20일 약 12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21일에는 몸이 편치 않으신 길원옥 할머니가 계신 마포 쉼터에 들이닥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이사장은 "압수수색 종료 이틀 후 검찰 출석을 통보받았으며 어제 (회계담당자가) 첫번째로 출석했다"며 "쉼터자료를 (정의연이) 제출하기로 검찰에 합의한터라 슬픔과 충격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그럼에도 정의연은 검찰의 모든 수사에 협조적이었으며 언론의 각종 의혹 제기에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하려고 했다"며 "공정한 수사와 신속한 의혹 해소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25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대구에서 개최해 정의연 등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안타깝게 지켜봤고 마음이 아프고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그 깊은 고통과 울분, 서운함의 뿌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30년간 투쟁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지금도 해소되지 않은 원인을 스스로 돌아보고 재점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면서도 "단독이라는 이름하에 왜곡과 짜깁기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상처가 아물길이 없다"며 돌팔매질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정의연도 "운동의 자성과 변화를 요구한 피해자의 목소리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진실을 외면하고 피해자들의 아픈 역사를 짓밟고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가공돼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며 "그 화살은 정의연 운동 자체에 대한 부정으로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연은 "무엇이 문제인지 판단하고 유추할 시간이 필요하고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입을 열어 이번 문제의 본질을 찾아가고 있다"며 "늘 그래왔듯 그 속에서 답을 찾을 것이며 그렇게 더욱 단단한 연대를 구축하려 한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제1441차 수요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정의연 지지단체 100여명은 이날 소녀상 옆에 모여 '정의연을 응원한다''수요시위를 함께 지켜달라''언론개혁'이라고 적힌 피켓(손팻말)을 들고 시위했다. 동시에 소녀상 건너편 인도에는 자유대한호국단, 엄마부대,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위원회 등이 '소녀상을 철거하라''윤미향을 구속하라'며 맞불집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