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노무현 평가 "인터넷으로 대통령 됐다. 그런데 통합당은..."

입력 2020.05.15 15:21수정 2020.05.15 15:41
"박정희 신화는 물 건너 갔다..대안서사가 나와야"
진중권의 노무현 평가 "인터넷으로 대통령 됐다. 그런데 통합당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 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노무현 대통령은 인터넷으로 대통령이 됐다. 저들(더불어민주당)은 빅데이터를 이용하거나 정보로 선거한다."

"이쪽(미래통합당)은 태극기다. 박정희 신화는 이제 물건너 갔다."

대표적인 진보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5일 총선 참패 이후 미래통합당의 방향성을 논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솔직히 전달했다.

통합당을 향해 "까놓고 말해 통합당은 뇌가 없다"고 일갈한 진 전 교수는 586세대가 대한민국 사회의 주류가 됐음을 지적, 보수정당은 그동안의 산업화·반공노선을 버리고 정보화 시대에 맞는 틀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 전 교수는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유의동, 오신환 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저들(민주당)이 정의와 공정을 파괴하고도 뻔뻔한 위선적인 모습에 충격을 받아도 (중도층은) 그래도 너희(통합당)는 못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진 전 교수는 "박정희 신화는 이제 물 건너갔다. 이젠 더이상 어울리지도 않는다"며 "요즘 젊은 세대들은 반공노선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않는다. 1987년 체제 이후 자유주의 민주주의 시대다. 그래서 대안서사가 나와야한다"고 촉구했다.

진 전 교수는 "보수는 산업화 주력세력다. 이들은 민주화 세력에게 '돈 벌어봤냐'고 공격하며 헤게모니를 잡았다"며 "정보화 사회로 가면서 박정희 신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고 박정희 서거 이후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586세대가 이젠 한국사회 주류가 됐다. 이들의 생각에 공감했던 세력들이 2000년대 벤처 등으로 주력이 됐다"며 "토목경제에서 IT(정보기술)가 생산의 주체가 된 것이다. 보수세력은 이들을 못잡아서 전통적 토목세력만 잡았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부터 이명박,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진 산업화와 권위주의, 반공 이념에서 벗어나 인터넷 등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정보화 시대에서 새롭게 지지층을 흡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보수와 진보의 정책적 차이가 크지 않음을 강조, 실용적인 정책을 먼저 선점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젠 실용주의적으로 가야 한다.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며 "2010년에 김종인의 경제민주화 얘기는 원래 좌파정책이다. 저쪽(민주당)의 아젠다를 뺏은 것이다.
저쪽의 최저임금도 아베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수는 태도의 이름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집단지성이 '천천히 가자'는 것이 보수"라면서 "위험해도 새로운 실험을 하자는 것이 진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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