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사칭한 우편물 내용이 황당 그 자체

입력 2020.05.13 16:43수정 2020.05.13 16:59
"제주 4·3항쟁은 북한 김일성이 어쩌고 저쩌고"
대한약사회 사칭한 우편물 내용이 황당 그 자체
(해당 사진은 사건 내용과 관계 없음) 2018.6.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제주 4·3사건을 비하하는 내용의 우편물이 대한약사회 명의로 발송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대한약사회는 사문서위조·업무방해·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신원 미상의 인물을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약사회에 따르면 지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기간에 제주지역 약사들에게 약사회 명의의 우편물이 전달됐다.

발송된 우편물에는 "북한이 제주사건 기념일을 4월3일로 정했으니 우리가 따를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담긴 문서가 첨부됐다. 제주 4·3사건을 "김일성의 지령에 의해 일어난 조직적 공산 폭동"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비슷한 취지로 보도된 모 일간지 기사도 같이 포함됐다. 우편봉투에는 대한약사회라는 이름과 함께 약사회 주소가 보내는 사람 쪽에 적혀 있었다.

약사회는 고발장에서 "우편물에는 제주 4·3 추념일에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약사회에 대한 명예와 신뢰를 훼손해 업무를 방해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편물이 발송된 시기가 총선기간에 해당하고 제주지역에서 민감한 4·3 사건 내용을 약사회 명의로 발송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사실은 우편물을 받은 제주지역 약사들이 제보하며 공개됐다. 우편을 보낸 사람의 신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피의자가 특정됐는지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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