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능통자, 국제관계 전문가까지..국회의원 보좌관 요구 스펙

입력 2020.05.13 05:51수정 2020.05.13 13:24
태영호,이낙연,이광재 등 보좌진 채용 요건 보니
영어능통자, 국제관계 전문가까지..국회의원 보좌관 요구 스펙
국회. © 뉴스1 자료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현역 의원과 새롭게 입성하게 될 당선인들이 자신들의 전문 분야와 관련된 희망 상임위원회에 따라 보좌진을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우대조건 등에 명시된 채용 요건들은 해당 의원들이 차기 국회에서 펼칠 의정활동을 예상할 수 있고, 차별화된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첫 시작점이 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4급 보좌관 채용 조건으로 '영어 능통자'를 걸고 채용을 마감했다. 연설문이나 메시지도 영어로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 당선인이 국회 상임위원회 가운데 외교통일위원회를 희망하면서 이를 감안해 외국어 능통자 채용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호이자 장애인 복지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최혜영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은 보좌진 채용을 보건·여성 분야에 특정했다.

최 당선인 측은 보건의료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4급 보좌관과 복지, 여성, 환경 분야를 담당할 수 있는 5급 비서관을 물색 중이다. 최 당선인은 보건복지위원회 배정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친노(親노무현)' 출신의 이광재 민주당 당선인은 4급 보좌관과 5급 비서관에 국제기구에서 활동한 유경험자를 찾고 있다.

국제관계 분야 전문 능력을 보유하고 언어 능력 역시 영어와 중국어 능통자여야 한다는 조건이다. 아울러 거시경제와 산업정책 전문 능력 보유자 조건도 포함됐다.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5급 비서관 자격 요건으로 '국회 무경력자로 경제·국제관계 전문가'를 내걸어, 대권 준비를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해당 직책은 이 전 총리의 경제 현안 관련 의정을 보좌하고 경제학자나 재계 인사와 네트워크 형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기존 현역 의원실에서도 21대 국회에서의 활동을 염두에 두고, 이와 관련된 보좌진을 구하고 있다.


민주당 내 부동산 정책 전문가로 꼽히는 황희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관련 정책을 지원할 수 있는 6급 비서를 채용 중이다.

여당 내 전략가로 분류되는 재선의 강훈식 의원은 경제 관련 연구소에서 근무한 인사 위주로 경제 전문가 채용을 진행 중이다.

민주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우대조건이 곧 앞으로 각 의원이 4년간 활동할 상임위나 발의 법안의 바로미터가 된다"며 "특히 전문성을 갖고 국회에 입성한 비례대표 당선인들은 관련 전문가를 채용하는 게 다반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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