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군으로까지 번지면서 앞으로 장병 확진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외출 제한' 지침을 어긴 군 간부들의 일탈이 논란이다. 이들은 일과를 마친 뒤 숙소에 대기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지침을 이기고 클럽 등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은 지난 9일부터 이틀 동안 클럽·식당 등 이태원 일대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한 장병에 대해 자진 신고를 받았다. 신고 시점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적용됐던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다. 당시는 병사 휴가·외박은 물론, 간부들의 외출도 제한됐던 시기다.
군 당국은 이태원 방문 사실을 사전에 신고할 경우 정상참작하겠다고 공지했다. 만약 방문 사실을 숨겼다가 나중에 발각될 경우 엄중 조치하겠다는 '채찍'도 꺼냈다. 그 결과 이틀간 모두 49명이 이태원 일대에 방문했다고 털어놨다.
이 중에는 갓 입대한 훈련병 32명이 포함됐다. 훈련병을 제외하고 이 기간 이태원을 방문했던 장병은 모두 17명이다. 이 중 간부는 13명, 병사는 4명이다, 보건당국 지침에 따르면 이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실제 군에서는 이태원 클럽 방문 이력이 있는 국방부 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A하사와 경기 용인의 육군직할부대 B대위가 나란히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 1일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용인 66번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
특히 군에서는 A하사 관련 확진자가 이날까지 5명이나 나오며 '2차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5명 모두 A하사와 같은 사이버사 소속 부대원이다.
이에 따라 이태원 방문 자진 신고자 및 확진자 접촉 장병에 대한 관리가 군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필수 조치로 꼽힌다.
현재 군 당국은 이태원에 방문했다 신고한 장병 17명을 업무에서 배제한 채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두 확진자 사례처럼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간부 13명은 모두 지침을 위반하고 외출을 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숙소를 이탈한 것은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다만, 군 관계자는 "이들 가운데 다른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인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자진 신고하지 않은 '숨은 확진자'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긴밀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이날 "미신고 인원에 대해서는 나중에 적발이 됐을 경우에는 규정에 따라서 가중처벌 등 엄중하게 이렇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