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9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한 약국 문엔 친숙하면서도 낯선 글귀가 붙어있었다. '마스크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엔 자주 눈에 띄었지만 마스크 공급이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문구다. 약국에 들어가 재차 확인했지만, 하루 물량이 다 팔렸다고 했다.
해당 약국의 약사 A씨(30대)는 "이렇게 이른 시간에 물량이 다 나간 것은 굉장히 오랜만이다"라면서 "클럽 확진자 때문에 그러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5분 거리의 다른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살 수 있었다. 다만 약국 안에 8명의 시민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최모씨(33)는 "지난주에 정신이 없어서 마스크를 못 샀다"며 "여유분이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태원 클럽으로 어제 난리였다. 회사에서도 계속 클럽 확진자 얘기를 하니까 불안해서 사러 왔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주모씨(51)도 "어제 뉴스를 보다가 또 다들 마스크 사러 나올까 봐 아침부터 사러 왔다"며 "이 시국에 클럽에 갈 생각을 했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맞장구쳤다.
장모씨(43) 역시 "지난주 토요일에 왔을 땐 바로 샀던 것 같은데 오늘은 사람이 조금 많다"며 "아무래도 이태원 클럽 사태가 터져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약국의 약사 B씨(40대)는 "원래 평일보다 주말에 사람이 더 몰리는 건 맞다. 주말에 가끔 사람들이 몰리면 이 정도는 된다"면서도 "오늘은 최근 들어 가장 많이 방문한 것 같다.
한편 이날 서울시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21명 급증한 658명으로 집계됐다. 이 21명은 모두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