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했던 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이 4일 결국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드린다"며 한발 물러섰다.
지난 2일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절 행사에 깜짝 등장하면서 틀린 예측으로 비판을 받자 태 당선인은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면서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태 당선인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날 입장을 바꿨다.
북한 고위급 외교관료 출신인 태 당선인은 입장문을 통해 "김정은 등장 이후 지난 이틀 동안 많은 질책을 받으면서 제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저 태영호를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이유 중 하나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망에 대한 기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강조했다.
태 당선인은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혀, 기존에 밝힌 입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북한조선중앙방송이 지난 2일 노동절인 전날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김 위원장이 참석해 직접 준공테이프를 끊었다고 이날 보도하자, 태 당선인은 자신의 이번 예측이 틀렸으나,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에 여전히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태 당선인은 "저의 이러한 궁금증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 중 김정은 뒤에 등장한 차량 때문"이라며 "그의 아버지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태 당선인의 이같은 입장에 청와대에선 유감을 표하며 반박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정보위와 국방위 등 관련 상임위 배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통합당 내에서도 태 당선인의 신중한 처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태 당선인도 부담을 느껴 사과하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