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저격한 목사 "60년된 당인데 아직도.."

입력 2020.04.22 09:06수정 2020.04.22 11:20
"황교안 대표 됐을때 이번 선거 어렵겠다 생각"
통합당 저격한 목사 "60년된 당인데 아직도.."
지난 1월 22일 한 자리에 모인 전 현 대표와 비대위원장. 왼쪽부터 인명진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황교안 한국당 대표,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 인명진 목사는 22일 선거경험이 없는 황교안 대표 체제가 되는 순간 "21대 총선이 어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 News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미래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 비대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22일 "통합당이 60년된 당인데 아직도 비대위냐"며 "무슨 고질병인 것같다"며 "인적쇄신과 혁신을 스스로 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인 목사는 "100일간 비대위원장을 해 보니 '희생양을 데려다 덮어씌워서 위기를 모면해 넘어가려는 일시적인 방편이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비대위원장 물망에 오르는) 김종인 위원장이 봉변이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인 목사는 "황교안 전 대표가 조금 불운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가 (대표를)사양했어야 되는데 (황 대표가 선출될 때) 이번 선거는 참 어렵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고 통합당 참패의 출발점이 선거경험이 없는 황교안 대표선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830세대', 즉 80년대생-30대-00학번이후 세대로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한 김세연 의원을 향해선 "아버지, 장인, 자기까지 합하면 11선인가 했음에도 '이 당은 없어져야 한다'고 한 사람인데 그 사람 말을 믿을 순 없다"며 " 그런 사람이 공천위원이 됐으니까 당이 없어지도록 공천했을 것 아닌가"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3선인 김세연 의원 부친은 5선 국회의원을 지낸 고 김진재 전 의원이며 장인은 3선의원인 한승수 전 국무총리다. 김 의원의 경우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한 전 총리는 15대 국회 막판 한나라당을 탈당, 민주국민당 소속으로 16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따라서 11선 모두 '제1 보수정당'에서 한 것은 아니다.


◇ 비대위는 고질병, 벌써 8번째…잘못과 위기 모면하려 희생양 삼은 뒤 쫓아내, 심재철이 '나가라' 요구


인 목사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비대위원회, 미래통합당의 고질병인 것 같다"며 " 걸핏하면 비대위하는데 제가 비대위원장을 해보니까 자기들의 위기, 잘못한 것, 이런 걸 희생양을 데려다 덮어씌워서 위기를 모면하고 그러고 넘어가려고 하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6번째 비대위원장이었다는 인 목사는 "김병준씨가 일곱 번째, 이번에 비대위원장이 오면 여덟 번째가 된다"며 "미래통합당의 전신이 공화당으로 공화당으로만 따진다 해도 60년 된 정당인데 아직도 무슨 일 있으면 외부의 힘을 빌려서 무슨 일을 해보겠다, 자기들은 면피하고, 그러면 이 당은 한 번도 제대로 설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인 목사는 "비대위원장을 꼭 100일 했다"며 "가서 보니까 이건 저희가 할 일이 아닌 자기들이 해야 될 일로 자기들이 희생해야 하는데 욕을 먹고 싶지 않고 희생하고 싶지 않아 (비대위를 내세운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을 수습하고 전당대회 열고 대통령 후보를 뽑는데 딱 100일 걸렸는데 나보고 나가라고 하더라, 언제 떠나냐 하더라"며 "심재철씨가 대표적인 사람이었다"고 심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인 목사는 "당이 할 만하니까 자기들이 해보겠다는 것인데 그다음에 됐는가, 안 됐다"며 "김병준씨도 나중에는 밀려나다시피 해서 떠났다, 위기 모면용이지 제대로 혁신하고 받아들이려고 그러는 것 아니다"고 통합당 고질병을 고발했다.

◇ 김종인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나가면 또 도로아미타불 될 텐데…김종인 봉변당할까 걱정돼

진행자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측에서는 임기를 보장해달라, 통합당 안에서 김종인 같은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 있으면 수습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이 있다"고 묻자 인 목사는 "김종인씨를 비대위원장 시켜서 종신으로 한다든지 그러면 이해가 가지만 언젠가 그만둘 것이고 그분의 리더십에 의해서 유지된 당이 그분 그만두면 또 문제가 생길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영남 다선 중진 이런 사람들이 물러나고 젊은 사람들을 전면에 앞장세우는 인적쇄신을 스스로 해야 하는데 김종인씨가 와서 그렇게 한 뒤 김종인씨 나가면 도로아미타불이 될 것"이라며 "아무런 의미가 없는 원상태로 되돌아가게 될 게 분명하다"고 안봐도 뻔하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김종인씨가 굉장히 훌륭하신 분이니까 잘하시리라 믿지만 이 당 비대위원장이란 게 공천권을 쥐었다든지 대권후보가 됐다든지 이럴 때 힘이 있는 거지"라며 "이분 가셔서 혹시 봉변당하는 것 아닌가, 굉장히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 관료출신 황교안 대표 되는 순간 불행의 시작…대권욕심 가진자, 당 망해야 한다는 이가 공천했으니

인 목사는 '황교안 전 대표 부활 가능성'에 대해선 "황 대표는 선거를 한번도 치러보지 않고 공무원만 하신 분이었다"며 "당도 대표를 뽑을 때 선거를 치를 대표를 뽑아야지 어떻게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때부터 이번 선거는 참 어렵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많은 이들이 참패 요인으로 든 공천과 관련해선 "대권에 뜻을 가진 사람이 공천을 하면. 사천이 되기 쉽다"며 황 전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더불어 "없어져야 될 당이라고 말한 사람(김세연)이 공천위원이 됐으니까 당이 없어지도록 공천했을 것 아닌가, 나중에 공천한 것을 보니까 말인데"라고 실패한 공천이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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