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갈등을 빚던 80대 노모를 흉기로 살해한 5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재판장 신동헌)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55)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2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4시40분께 대전시 동구 판암동에서 홀로 사는 어머니 B씨(84) 집에 찾아가 흉기로 B씨의 가슴과 복부 등을 5회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후 인근 경찰서에 자수했다.
A씨는 경찰에서 "집안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1심에서 "출생 직후부터 초등학교 입학 때까지 어머니와 따로 살아 그 이유를 물어봤는데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이후 어머니의 가족들에 대한 무관심에 불만이 쌓였고, 형이 죽은 사실에 대해 물어봐도 어머니가 대답을 하지 않아 죽은 줄로만 알았던 형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기억이 나진 않지만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흉기가 짧아 찔러도 (어머니가) 죽을지 몰랐다"며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하고 어머니가 괜찮은지 물어봤다. 살해할 마음이 없었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A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양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양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사람을 죽이거나 사람에게 치명상을 입히기에 충분한 흉기에 해당한다"며 "피해자의 양쪽 가슴을 1회씩, 복부를 3회 찔렀고 그 깊이가 약 9cm 정도에 이른다. 피고인은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리는 피해자를 보고도 어떠한 구호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검찰과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선 "원심이 유기징역 권고형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형(징역 22년)을 선고한 것이 양형판단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나서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평가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