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90평생을 이곳에서 살았는데 그동안 저수지에서 이런 물고기 떼죽음은 한번도 없었제."
물고기 집단폐사가 6일째 이어지고 있는 전남 나주 봉황면 만봉저수지 주변은 12일 오전부터 시끌했다.
몇몇 마을 주민들은 저수지로 나와 수면 위로 떠오른 물고기를 수거했다.
이곳에서 태어나 살고 있다는 90세의 정모씨는 심각한 표정으로 "저수지가 만들어진 이후 물고기가 이렇게 많이 죽어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만봉2구 이장인 한철호씨는 "처음에는 작은 붕어들이 죽었는데 지금은 최대 40㎝에 이르는 대형 붕어들이 죽어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저수지 관리주체인 농어촌공사가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수거한 폐사 물고기는 300㎏이 넘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날 오전에도 저수지 상류 가장자리를 따라 죽은 물고기들이 떠올랐고 수거되지 못한 물고기들은 급속히 부패가 진행 중이다.
현장 조사를 나온 한국농어촌공사 나주지사 김신환 지사장은 "작년부터 계속 1급수 수질을 유지하는 저수지에서 폐사가 이어져 안타깝다"며 "원인이 나올 때까지 수질검사를 확대해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만봉저수지 떼죽음의 원인을 밝혀줄 국과수의 검사결과는 오는 15일쯤 나올 예정이다.
김신환 지사장은 "나주시가 의뢰한 검사결과가 다음 주 수요일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폐사원인이 나올 때까지 폐사한 물고기 사체 수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저수지 인근 마을 주민들은 수질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지자체에 생수 공급을 긴급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봉저수지 물고기 폐사 사건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무수사 혜문스님은 "엄밀히 말하면 3월부터 폐사가 시작됐고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조속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만봉저수지는 총 저수량 241만6000톤의 비교적 큰 저수지로 수혜 농경지 면적이 153㏊에 이른다.
상류에 작은 농촌마을 서너곳이 자리하고 있을 뿐 특별한 오염원이 없어 1등급 수질을 유지해 왔지만 지난달부터 원인 모를 물고기 폐사가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