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도쿄올림픽 연기가 결정된 후 연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 중국을 넘어 '아시아 최대 확진자' 수를 기록하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본 곳곳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코로나19 대응에 각종 의혹과 함께 거센 비판을 가하고 있다.
12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11일) 기준 일본의 로코나19 확진자 수는 나흘 연속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6000명(6005명)을 넘어섰다.
이는 세계 25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로 아시아에서는 중국(8만1953명), 한국(1만480명), 인도(6412명) 등에 이어 4번째다. 일본 정부가 자국 공식 통계에 넣지 않고 있는 국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중 확진자 712명을 포함하면 인도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점은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 긴급사태 발령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확진자 중 81%(4866명)가 도쿄올림픽 1년 연기(올해 7월→내년)가 결정된 지난달 24일 이후 보고된 확진자들이다.
일본 지역 중에선 특히 긴급사태가 선포된 수도 도쿄 지역의 확산세가 거세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엔 전체 47개 도도부현 중에서 훗카이도가 코로나19 확진자 수 1위 자리를 지켰지만 공교롭게도 올림픽 1년 연기가 결정된 지난달 24일 이후 도쿄도로 바뀌었다.
이에 일본 당국이 그동안 올림픽 개최 때문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고의적으로 소극적으로 실시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도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 사무총장은 "내년 7월가지 코로나19가 통제될 수 있을지 아무도 말할 수 없다. (개최 여부를) 확실히 답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했다.
여기에 긴급사태 선포도 늦었다는 지적이 일본은 물론 전세계에서 일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Δ도쿄(東京)도 Δ오사카(大阪)부 Δ사이타마(埼玉)현 Δ지바(千葉)현 Δ가나가와(神奈川)현 Δ효고(兵庫)현 Δ후쿠오카(福岡)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하지만 긴급사태 이후 일본 전역에서 신규 확진자가 매일 500~600명씩 쏟아져 나오고 있고 나흘 연속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일본 누적 확진자는 다음 주 안에 한국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긴급사태를 한 달 만에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최소 70%, 최대 80%까지 접촉을 줄여야 한다"며 "국민 여러분의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지만 어느덧 4일 이상 발열이 계속되고 있는 사람이 2만7000여명에 이르는 등 일본 전역의 코로나19 우려는 끊이질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에서 회사를 다니는 한국인 A씨(27)는 "확실히 올림픽 연기 결정이 이뤄진 뒤 코로나 확진자, 코로나에 대한 소식이 많아졌고, 정부 정책도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분명 한국이 일본보다 코로나19 시작부터 지금까지 투명하게 관리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일본 도쿄도에 살고 있는 B씨(38·여)는 "긴급사태가 발표됐지만 모든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상황"이라며 "아베 정부를 비난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