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저수지 물고기 수백마리 폐사, 원인은..

입력 2020.04.09 14:32수정 2020.04.09 15:50
현재 폐사 물고기 150㎏
사흘째 저수지 물고기 수백마리 폐사, 원인은..
전남 나주시 봉황면에 자리한 만봉저수지에서 7일 오전 어른 손바닥 크기의 붕어 수백마리가 폐사한 채 떠올랐다.(독자 제공)2020.4.7 /뉴스1 © News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 나주시 봉황면 만봉저수지에서 지난 7일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 현상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폐사 원인이 아직은 미궁인 가운데 인근 주민들은 지난 2013년 저수지 상류 농경지에 매립됐다가 수거한 알루미늄 부산물 '레드머드'가 원인일 것이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9일 나주시와 농어촌공사 등에 따르면 만봉저수지에서 지난 7일 오전 물고기 수백마리가 폐사한 채 물위로 떠올랐고 수거에 나서 농어촌공사 나주지사는 이날 현재 폐사 물고기 150㎏을 수거했다.

수면관리자인 농어촌공사는 폐사된 물고기를 사흘째 수거하고 있지만 폐사현상은 여전히 간헐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저수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축조해 관리하고 있으며, 수질 1등급의 깨끗한 환경으로 평소 낚시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저수지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물고기 수 십 마리가 폐사한 데 이어 20일 만인 지난 7일 또다시 대규모 폐사가 발생하면서 당국이 폐사원인을 찾는 데 주력해 왔다.

총 저수량 241만6000톤으로 비교적 큰 만봉저수지는 상류에 작은 농촌마을 2곳이 자리하고 있을 뿐 특별한 오염원은 없어 1등급 수질을 유지해 왔다.

이처럼 직접적인 폐사원인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저수지 인근 주민들은 이번 물고기 떼죽음 현상을 지난 2013년 논란이 일었던 알루미늄 부산물 '레드머드'에 집중하고 있다.

레드머드는 보크사이트라는 광석에서 알루미늄 정련 중 발생하는 산화철을 주성분으로 하는 적갈색 폐기물을 말한다.

당시 저수지 상류인 봉황면 만봉리 우봉마을 인근 농경지에 수개월 동안 레드머드 수백톤이 매립됐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식수오염 등 주민들의 반발이 일자 해당 업체는 2013년 1월 매립했던 레드머드를 모두 수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수거되지 못한 채 토양에 스며들었던 레드머드가 수년이 지나면서 하천을 통해 저수지로 유입돼 물고기 폐사를 가져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마을주민은 "당시 식수오염 문제가 제기되면서 매립했던 업체가 사흘 동안 다 수거해 갔으나 완벽하게 수거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물고기 폐사 원인을 파악 중인 나주시는 신중한 입장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저수지 시료와 물고기 사체 등을 채취해 현재 원인 파악에 나서고 있다"며 "폐사와 관련해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크사이트 광석에서 알루미늄 성분을 채취하고 남은 레드머드는 ph(수소이온농도)가 10에 이르는 강한 알칼리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매립 등과 관련해 법적 제제대상이 아니어서 매립지 곳곳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레드머드를 쌓아 놓았다고 해서 현행법으로 처벌하거나 치우라고 강제할 수 없다. 폐기물법 ph상 지수로 규제할 수 있는 지정폐기물은 액체 상태만 해당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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