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텔레그램 '박사방'과 'n번방' 유료회원 40여명의 명단이라는 주장과 함께 신상정보가 담긴 파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해당 파일이 수사기관을 통해 공개된 것이 아니라 출처가 불분명한 만큼 신상이 공개된 이들의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8일 카카오톡 등 SNS상에는 'n번방 유료회원결제 리스트'라는 이름의 PDF 파일이 퍼지고 있다.
이 파일에는 '텔레그램 n번방 유료 결제한 사람들 list 목록'이라는 제목과 함께 40여명의 사진과 이름, 연락처, 계좌번호, 직업 등 신상정보가 적혀있다.
이 정보는 자신들을 '자경단'이라고 설명하는 텔레그램 '주홍글씨' 방에서 공유된 자료를 캡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주홍글씨 측에서는 "제작한 바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자경단은 독일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 이메일 서비스 투나노타(tunanota)를 통해 관련자 제보를 받으면서 n번방 연루자들을 추적하고, 주홍글씨방에 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제보자와의 대화 등을 통해 해당 인물이 n번방 연루자로 판단되면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수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우려도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파일을 만든 것은 물론 이 파일을 제3자에게 공유하는 행위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적 명분이나 분노 등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공식적인 수사기관이 아닌 개인이 또 다른 개인의 정보를 노출시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 파일을 받아서 전달하는 행위 역시 타인의 개인정보를 또 다른 사람에게 노출시키는 것이라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경찰도 무차별적으로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자경단에 대해서도 수사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