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홍수영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감소했던 제주 관광객이 소폭이지만 회복세를 보이자 제주도 보건당국이 우려감을 표했다.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8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순간의 실수가 통제불능으로 갈 수 있다"며 관광객의 제주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배 단장은 "통제불능이 되면 인내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제주 경제가 그만큼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제주행 항공편 증편이 된다고 하니 고민스럽다. 제주 방문할 때 단기간 여행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배 단장은 특히 "최근 무증상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증상이 없다고 제주에 여행오면 지역주민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원희룡 지사도 같은날 비슷한 고민을 털어놨다.
원 지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방문객 받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며 "전국적인 차원에서 완화되면 그 흐름을 같이 가돼 공항과 항만을 국경 수준으로 철통방어하는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방역을 완화하면 제주에 관광객이 급격하게 몰려올 가능성이 있다"며 "그에 대비해서 방역과 경제를 함께 관리할 수 잇는 방안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보건당국의 이같은 고민은 비교적 코로나19 청정지역인 제주의 관광시장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일부 항공사는 제주 노선 이용객수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달들어 잇따라 제주행 항공편을 증편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일부 도내 호텔은 코로나 이후 해외대신 제주를 택한 신혼부부의 문의와 예약률이 높아졌다며 관련 패키지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4월 예약건수가 3월의 2배가 넘어가고 있다"며 "7년만에 내놓은 허니문 상품 운영 기간을 2달 늘려 6월까지로 연장했다"고 전했다.
3월 첫째주만해도 전주 대비 제주 관광객 감소율은 107%였으나 셋째주에는 101.5%, 넷째주에는 85.9%로 점차 줄었다.
전년도와 비교해도 2월 마지막주 관광객 감소율이 59.%에서 3월 첫주 51.4%, 3월 둘째주 50.1%로 줄어들었다.
평소라면 박수치며 환영할일이겠지만 보건당국 입장에서는 위험 요소가 될 수있는 외부 방문객 증가가 달갑지만은 않다.
제주 12명의 확진자 가운데 11명이 타 지역에서 감염돼 도내에 유입된 사례다. 나머지 한명도 해외 유학생 가족에게 전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달에는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모녀 중 딸이 유증상 상태에서 제주여행을 해 전국적인 공분을 샀고 급기야 제주도가 이들을 상대로 1억3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다.
다행히 이날 0시로 강남 모녀와 접촉한 자가격리 대상자들 모두 양성없이 격리해제돼 2차 감염 걱정은 한시름 덜었다.
이날 오전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까지 선정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인근 유채꽃밭이 파쇄됐다.
서귀포시는 상춘객 방문을 우려해 축구장 10배가 넘는 넓이 유채꽃밭을 갈아엎었다.